배우 류승룡이 한국 여름 블록버스터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줘 눈길을 끈다.
류승룡은 현재 상영중인 영화 '고지전'과 오는 11일 개봉을 앞둔 '최종병기 활'에 나란히 출연했다. 이 두 작품 모두에서 매력적인 악역으로 분해 스크린을 압도한다. 드라마가 있는 악역이란 점에서 주인공에 대치되는 캐릭터임에도, 충분한 공감을 얻는다.
동부전선 최전방 애록고지에서 펼쳐지는 남북 병사들의 먹먹한 전쟁상을 그린 '고지전'에서 류승룡은 북한군 장교 현정윤 역을 맡아 카리스마 연기를 보여준다. 보기만 해도 전율을 일으키는 섬뜩한 얼굴과 표정, 하지만 그 속에 감춰져 있는 인간미가 또 다른 북한군의 캐릭터를 완성했다. 등장하는 신의 숫자보다 존재감의 중량감이 상당하다.

청나라 정예부대에게 소중한 여동생을 빼앗긴 조선 최고의 신궁이 활 한 자루로 10만 대군의 심장부로 뛰어들어 전쟁을 펼치는 '최종병기 활'에서는 더욱 드라마틱하고 막강한 악역을 선보인다.
극중 류승룡은 청나라 군의 수장이자 대륙의 명궁 쥬신타 역을 맡아 영화 러닝타임 내내 집요하게 주인공을 쫓는다. 변발로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스모키 화장을 하는 등 외모에도 파격 변신을 꾀했다.
특히 이 영화에서 류승룡은 캐릭터의 특성상 청나라 언어를 구사한다. 하지만 어떤 이질감 없이 조선의 신궁에 경외감을 품으면서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분노와 슬픔에 가득찬 청나라 장수 역을 완벽 소화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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