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지 않고 변화하는 배우 박해일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영화 ‘최종병기 활’로 첫 사극 연기에 액션까지 선보인 것.
‘최종병기 활’은 청나라 정예부대(니루)에게 소중한 누이를 빼앗긴 조선 최고의 신궁이 활 한 자루를 들고 10만 대군의 심장부로 뛰어드는 내용을 그린다. 인조반정과 병자호란의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활에 대한 철저한 고증을 거쳐 완성된 작품이다.
박해일은 극중 인조반정으로 인해 일가족이 몰살당하고 누이 자인(문채원)과 단 둘이 세상에 남겨진 조선 최고의 신궁 ‘남이’로 분해 활쏘기는 물론, 승마, 만주어까지 능숙한 솜씨를 발휘하며 캐릭터를 극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지난 1일 언론시사를 통해 최초로 모습을 드러낸 ‘최종병기 활’은 그의 연기 인생에 또 다른 획을 그을 만한 대작이었다.
30대 중반에 도전한 첫 액션 영화, 쉽지 않은 선택을 그는 어떻게 하게 됐을까.
“내가 호기심이 생기고,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상업영화든 비상업영화든 상관없이 한다. 이번 영화는 소리 없이 잊혀져가고 있는 활에 대한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 하는 영화다. 한국인 특유의 한에 대한 여운도 충분히 실려 있다. 그런 부분이 좋아 영화에 참여하게 됐다.”

애깃살, 육량시 등 고증을 거쳐 스크린 위에 되살아난 활은 그 어떤 무기도 보여주지 못하는 짜릿함과 무시무시한 속도감, 파괴력을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그런 활에 박해일도 팍 “꽂혔다”고 했다.
“촬영 전 여러 훈련을 받았다. 유난히 추었던 겨울 승마장에서 말도 타고, 서울 근교에서 활도 쐈다. 그런데 활을 쏠 때는 정교함 때문에 장갑을 낄 수 없었다. 어찌나 춥던지...극 중 신궁을 연기해야 하니 이런 고통쯤은 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웃음)”
‘최종병기 활’에서 보여 진 배우들의 액션은 기대 이상이었다. 맨 몸으로 허공을 날아 절벽을 기어오르고 험난한 산세를 빠른 속도로 뛰며 서로에게 활시위를 겨누는 장면이 여러 차례 반복됐다. 박해일도 예외는 아니었다.
“배우들의 액션이 매우 직관적으로 보여 질 것이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느낌보다 사람의 거친 면모들을 가감 없이 담았다. 컴퓨터 그래픽은 영화적 임팩트를 주기 위해 잠깐 사용했을 뿐이지 배우들이 활도 거의 다 쐈다. 배우들이 발에 땀나게 많이 움직일 수밖에 없는 영화였다. 청나라 군사들과의 대결도 흥미진진할 것이다.”

액션도 액션이지만 첫 사극이라 어려운 점이 적지 않았다. 분장이며 복장이 낯선 것은 물론이거니와 초반엔 배우들과의 호흡, 극의 톤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박해일은 극에 과도하게 몰입하다 손이 찢어지는 부상까지 당했다.
“작은 것부터 새롭고 생경했다. 현대극과는 장르 자체가 달라 움직임이 많고 역동적이다. 템포가 빠른 형식의 영화다 보니까 말보다는 움직임으로 많이 얘기해야 하더라. 말을 타다 낙마도 했고 물리치료도 받았다. 이런 부분들을 관객들이 달리 받아들이실 것 같다.”
‘최종병기 활’은 그의 말대로 빠르고, 거칠고 역동적이다. 지루할 틈 없이 박진감 넘치게 진행되는 이야기 속에서 박해일은 사로잡는 진중한 연기로, 가벼운 몸짓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자신의 일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변신을 거듭하는 박해일의 거침없는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최종병기 활’은 8월 1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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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