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성적 상관없지만 그래도 탈꼴찌 해주길…"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08.02 09: 33

"색안경 끼고 보지 않았으면…."
LG 트윈스와의 2 대 2 트레이드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에 대해 넥센 히어로즈 측은 좀더 긍정적이고 먼 안복으로 지켜봐주길 당부했다.
31일 전격 발표된 넥센발 트레이드에 대해 팬들은 다양한 의문점을 쏟아내고 있다. 넥센은 투수 송신영과 영건 김성현을 보내는 대신 LG로부터는 투수 심수창과 내야수 박병호를 받았다.

일반적인 관점에서는 균형이 맞지 않은 맞교환. 이에 일부는 현금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러나 넥센 측은 현금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순수 선수간 트레이드라고 분명하게 밝힌 상태다.
실제로 김시진 감독도 "박병호는 처음부터 내가 원했던 선수"라고 말했고 "심수창 역시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선발로 기용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올해로 넥센타이어와의 메인스폰서 계약이 끝나는 만큼 성적에 대한 부분도 중요한 시점이다. 최하위라는 성적이 넥센 구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닐까. 이런 가운데 나온 트레이드는 메인스폰서 계약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일까.
이 관계자는 "구단의 성적은 분명 마케팅을 비롯한 넥센 구단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곧 "그렇다고 밖에서 생각하듯 그리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넥센 측은 넥센타이어와 올 시즌까지 메인스폰서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내년 시즌 다시 메인스폰서를 구해야 할 입장이다. 그러나 우선협상권이 넥센타이어에게 있는 상황. 오는 9월말~10월초 정도에 재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넥센은 넥센타이어의 재계약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지난 2년간 넥센타이어에 대한 인지도가 상당히 올랐기 때문이다. 주식평가만 봐도 8000원대든 것이 주가가 최근에는 2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뚜렷한 효과를 본 것이다.
이에 넥센 측은 "넥센타이어가 결정할 문제다. 하지만 프로야구는 거의 10대 그룹 수준이 뛰어드는 곳에서 자사 이름을 걸고 당당히 1년 내내 홍보를 할 수 있는 곳은 없다. 넥센타이어가 쉽게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또 "당초 구단이 생각한 올시즌 전 목표는 5~6위선이었다"고 밝혀 예상에 미치지 못한다고 인정한 이 관계자는 "프로야구는 성적이 우선이다. 성적에 따라 마케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2008년부터 4년 동안 스폰서들을 철저하게 관리해왔다. 다소 금액적인 차이가 있겠지만 100개에 가까운 스폰서들의 이탈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메인스폰서를 비롯한 서브스폰서의 계약 단가에 대한 인상폭이 적겠지만 내년 시즌을 꾸려나가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는 뜻이다.
이런 설명과 함께 넥센 측은 다시 한 번 "이번 트레이드에 현금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시즌 초반 구단의 생존을 위해 현금 트레이드를 한 적은 있다. 그 때문에 시장의 믿음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인정하는 것이 내부 분석이다. 하지만 황재균 트레이드부터는 정말 현금이 없었다"면서 "색안경 끼고 보지 않아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결국 내년 시즌 운영에 큰 무리가 없는 만큼 액면 그대로 봐달라는 말이다. 대부분 넥센이 손해보는 장사라 입을 모으고 있다. 중간과 마무리가 가능한 베테랑 송신영과 올해 3승을 거둔 선발감 김성현을, 2년간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심수창과 거포이미지만 있을 뿐 실질적으로 위협이 되지 못하는 박병호의 무게 추가 너무 맞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것 역시 한 선수를 보는 구단의 가치가 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넥센 한 관계자는 "김시진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일단 올해보다는 내년, 내후년에 좀더 무게를 두고 있다"면서 "남은 임기 동안 최적의 선수단을 구성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곧 올 시즌과 상관없는 추가 트레이드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뜻이다. 선수단의 개편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 당장의 성적을 떠나 다음 시즌을 구상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이에 김시진 감독도 이번 트레이드에 대해 "사전에 알고 있었고 구단과 충분하게 상의를 한 것이다. 무엇보다 내가 원해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꼴찌 성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팀이 새로워져야 한다. 구단과 충분히 상의해서 내린 결론"이라면서 "내년과 내후년을 그려볼 때 필요한 부분이 있다. 지금 멤버로는 힘들다. 팀(성적)이 점점 올라가야 할 것을 감안할 때 필요한 트레이드였다"고 이번 트레이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이 넥센 관계자는 "경기력과 구단 운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고 같은 문제는 아니다. 올해 실력이 좋아도 내년에 가치를 둬야 하는 것이 경영이다. 그런 면에서 넥센은 재벌 그룹이 운영하는 구단과는 다르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그렇지만 선수단이 탈꼴치 만큼은 면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강한 승부욕 만큼은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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