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이대호 인턴기자] "가능만 하다면 내 몸을 분해해서 선수들에게 나눠주고 싶다".
2일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를 앞둔 잠실구장. 원정 덕아웃에서 만난 KIA 조범현(51) 감독은 부상자 속출로 인한 답답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조 감독은 취재진이 앞으로의 팀 운용 계획을 묻자 "지금 당장 쌀이 없어 오늘내일 할 지경인데 무슨 나중을 이야기 할 수 있겠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조 감독은 "오늘(2일) 저녁에 비 온다더니"라며 계속 하늘을 바라봤다.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하며 주전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있는 KIA에겐 비로 인한 하루 휴식이 '가뭄의 단비'와 도 같다.

그러다 조 감독은 아킬레스건 부상에서 막 회복되어 타격 연습을 소화하고 있는 포수 김상훈에게 다가가 "괜찮아? 좀 조절해가며 해"라며 세심하게 부상 부위에 대해 점검을 했다. 조 감독은 덕아웃으로 돌아와 "지금 같아선 가능만 하다면 내 몸을 분해해 선수들에게 나눠주고 싶다. 발가락(최희섭), 광대뼈(김상현), 코뼈(김선빈), 아킬레스건(김상훈)을 다 떼서 나눠주고 싶다"고 답답한 마음을 그대로 드러냈다. 조 감독은 마치 부모가 자식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부상 선수에 대한 안타까움을 가감 없이 표현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조 감독은 다시 의자에서 일어나 하늘을 바라보며 다시 한 번 "햐, 비가 와야 하는데"라며 탄식했다. 숨가쁘게 달려오다 '불의의 부상'이라는 암초를 한꺼번에 만난 조 감독의 심정을 그대로 드러낸 한 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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