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임요환, 제 2의 전성기 '예고'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1.08.04 14: 02

그의 첫 출발점은 화려했지만 그 뒤는 내리막길이었다. 그러나 그 것이 끝이 아니었다. MLG 3위 입상 이후 다시 GSL 코드A 무대 복귀에 성공한 '황제' 임요환(31)이 제 2의 전성기를 예고했다.
"스타크2 전향 이후 제 2의 전성기라고 말하고 싶다"
지난해 3월 클로즈드베타테스트 때부터 스타크래프트2 준비를 하던 임요환에게 전향 이후 첫 무대인 GSL 오픈시즌2는 사실 시험무대 였지만 성과는 예상 이상의 결과가 나왔다. 첫 무대서 4강의 결과를 두고 임요환은 곧 두 종목을 제패하는 첫 e스포츠인이 될거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그 뒤는 혹독했다. 고질적인 팔목과 어깨 부상이 그를 끊임없이 괴롭혔고, 실력도 제자리 걸음 아니 뒤떨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결과는 첫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예선장까지 내려가고 말았다.
내리막길의 단초는 무리한 일정이라는 말도 왕왕 들려올 정도로 그간 임요환의 스케줄은 살인적이었다. 바쁜 일정속에서도 시간이 날 때마다 해외 대회를 초청받았고, 연습량 부족으로 상대에게 철저하게 무너져 내려갔다. 실제 경기서도 빌드싸움서 우위를 점했지만 탄탄하지 못한 기본기와 잃어간 자신감으로 역전패를 허용하곤 했다.
그러나 여기서 또 한 번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달 말 미국에서 열린 MLG는 임요환에게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자신감이 떨어진 테란전 기량을 다시 끌어올리게끔 했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자신감을 찾게 하는 계기였다. 최고의 결과라고 할 수 있는 우승은 아니었지만 3위 입상으로 임요환은 다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되찾았다.
미국에서 귀국후 곧바로 치른 GSL 코드B 예선서 임요환은 날카로운 전략과 물흐르듯 부드럽게 넘어가는 운영능력이 되살아나며 전승으로 예선을 통과했다. 경기 후 임요환은 "그간 잃었던 자신감을 되찾았다. 이른 감이 있지만 스타크래프트2 전향 이후 제 2의 전성기라고 해도 좋다"면서 "이번 대회 목표를 우승이라고 말하지는 않겠다. 승격강등전 진출이후 코드S 복귀도 아니다. 나의 경기를 한 경기라도 더 팬들에게 보여드리고 싶고, 기쁘게 해드리고 싶다"며 자신이 다시 정상 궤도 올라갔음을 시사했다.
다소 엉뚱한 부활선언 이지만 e스포츠 하나만을 바라보고 지난 12년을 보낸 그의 순수한 열정을 느낄 수 있는 한 마디였다. 뜨거운 가슴을 되찾은 임요환이 그가 말하는대로 한국 팬들에게 얼마나 멋진 경기를 보여주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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