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가 필요하면 우리에게 오라' 싶을 정도. 그리고 네 번의 적시 병살로 찬물을 끼얹으며 투수진 맏형에게 완투패를 주었다. 그리고 선발 3패만을 당한 투수에게 1승을 헌납했다. 두산 베어스가 4개의 병살 플레이 포함 빈타에 허덕이며 패했다.
두산은 4일 잠실 KIA전서 상대 선발 김희걸에게 5회까지 2안타로 묶이는 등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1-2로 패했다. 이 가운데 4번의 병살에 이은 후속타 불발이 눈에 띄었다.

1회 1사 1,3루서 김동주의 유격수 병살타로 첫 병살을 기록한 두산은 2회 손시헌의 유격수 병살타로 첫 2회 기회를 놓쳤다. 공교롭게도 7년 만의 유격수 선발 출장한 이범호를 '꽃-로드'로 만드는 병살타였다.
5회 무사 1루서도 두산은 손시헌의 번트가 곧바로 투수 김희걸의 글러브로 빨려들었다. 1루에 있던 양의지까지 귀루 실패하며 세 번째 더블 아웃이 나왔다. 그리고 6회 좌완 릴리프 심동섭을 상대로는 이종욱의 유격수 직선타가 나오며 1루에 있던 오재원도 같이 아웃되었다.
4번의 병살 중 세 개가 오랜만에 유격수 자리에 선 이범호의 손에서 나왔다. 곧장 야수 정면으로 타구가 향하는 불운도 섞이며 자기 스윙도, 번트 시도도, 밀어치기도 모두 병살로 이어졌다. 경기력이 침체되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여기에 상대 선발 김희걸은 이날 선발 등판 전까지 올 시즌 두산전서 계투로 2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21.60에 그쳤던 투수. 그러나 직구-슬라이더 투 피치가 주가 된 공격적 투구에 타자들은 맥을 못 췄다. 적시 병살과 범타로 김희걸의 5이닝 58구 '경제적 투구'를 이끌었다. 8회에는 정수빈의 잘 맞은 타구가 1루수 김주형의 글러브로 빨려들어가며 한기주의 평균자책점을 낮춰주었다.
타격은 30%의 안타 성공률만 기록해도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는다. 그만큼 단순히 한 경기만 따져서 비판 받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러나 팀 배팅과 작전 구사까지 모두 병살로 걸려들며 이전부터 많았던 병살을 답습한 동시에 상대의 힘을 높여준 것은 너무도 아쉬운 장면이다.
4일 두산 타선. 그들은 7년 만의 유격수로 나선 이범호를 '꽃-로드'로. 그리고 올 시즌 선발승은 커녕 단 1승도 없던 김희걸을 이날 경기 스타로 만들어 준 동시에 선발로 제 몫 이상을 해낸 김선우를 패전투수로 만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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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잠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