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만 좋은 게 아니다. 환상의 다이빙캐치까지. 수비에서도 이제 못하는 게 없다.
4일 대전구장. 롯데 5년차 외야수, 손아섭(23)의 수비력이 화제에 올랐다. 손아섭은 올해 외야 보살 부문 전체 1위(16개)에 오르는 등 눈에 띄게 향상된 수비력을 자랑하고 있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어깨만 좋은 것 아닌가"라고 농을 던진 뒤 "조원우 수비코치와 함께 연습을 많이 했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어이없이 빠뜨리는 게 없어졌다. 글러브에서 공을 빼는 연결동작도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여전히 타구 판단 능력이 떨어지고, 수비 범위가 좁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완전한 수비수로 보기에는 미흡하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그러나 이날 한화를 상대로 펼친 손아섭의 수비는 그간의 평가를 한 번에 바꿔 놓을 만했다. 환상적인 다이빙캐치로 절정의 수비를 과시한 것이다.

롯데가 5-0으로 리드한 4회말 1사 1루. 한화 카림 가르시아가 롯데 선발 송승준을 상대로 우측 깊숙한 코스로 빨랫줄 같은 타구를 날려보냈다. 롯데 우익수는 손아섭. 눈으로 타구를 쫓으며 몸을 재빠르게 움직인 손아섭은 몸을 내던졌다. 배부터 떨어지는 부드러운 다이빙캐치로 가르시아의 타구를 캐치한 것이다.
다이빙캐치하며 한 바퀴를 구른 손아섭은 곧바로 공을 글러브에서 빼내 총알 같이 1루 베이스로 송구했다. 2루를 노리다 1루로 귀루하던 장성호의 포스 아웃을 노린 것이다. 균형을 잃은 가운데에서도 1루수 이대호의 글러브에 정확하게 원바운드 송구했다. 간발의 차이로 아웃이 되지 않았지만 상대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호수비였다.
손아섭은 공격에서도 내야안타 2개를 만들어냈다. 2루 쪽으로 깊숙하게 타구를 보낸 뒤 1루에서 세이프됐다. 올해 손아섭은 데뷔 후 가장 많은 8개의 도루를 기록 중이다. 시즌 타율은 어느덧 3할3푼2리까지 치솟았다. 시즌 초반 발목 부상으로 13경기에 결장했지만 벌써 리그에서 5번째로 많은 99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공수주에서 완전체가 된 손아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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