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호 감독, "우리 코치들, 정말 잘하고 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8.05 11: 00

지난 4일 대전구장. 경기 전 롯데 투수 고원준이 외야에서 나홀로 러닝을 마치고 덕아웃으로 터벅터벅 걸어오고 있었다. 고원준을 발견한 롯데 양승호 감독은 "얼마나 뛰었냐"고 물었고, 고원준은 "10번 뛰었습니다"라고 당당하게 답했다. 양 감독은 "저 녀석 코치들 앞에서는 한마디도 못하면서 나 앞에서는 당당하다"며 껄껄 웃었다.
이어 양 감독은 손아섭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손아섭이 외야 보살을 하나씩 할 때마다 나한테 귀에다 대고 '몇개째입니다'라고 이야기한다. 또 어느날에는 '타격 4위입니다'라고 자랑하더라"는 것이 양 감독의 말. 고원준과 손아섭에서 나타나듯 양 감독은 "감독과 선수들끼리 격의없이 농담을 할 수 있는 게 좋다. 선수가 감독과 터놓고 지내면 서로에게 솔직해 질 수 있다"며 "이렇게 할 수 있는 건 우리팀 코치들이 그만큼 분위기를 잘 잡아놓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감독은 "감독이 선수들을 못 잡으면 팀이 무너진다. 코치가 안 될 때 감독이 그래야 하는데 지금 우리팀은 코치들이 아주 잘하고 있다"며 코치들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을 나타냈다. 이어 "예전에는 감독 사단이라는 게 있었지만 요즘에는 사단이라는 것이 어디있나. 지금 우리 코치들이 각자 자리에서 역할을 잘하고 있지 않나. 코치들이 잘하면 그것에 대해서 칭찬도 많이 해달라"고 부탁했다.

자연스럽게 조원우 수비코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양 감독은 지난해 말 롯데 사령탑 부임과 함께 조원우 코치를 외야전담 코치로 영입했다. 양 감독이 따로 데려온 유일한 코치. 올해 롯데 외야 수비는 눈에 띄게 향상됐다. 올해 외야 보살 1~2위가 손아섭(16개)과 전준우(10개)로 모두 롯데 선수들이다. 김주찬도 지난해보다 향상된 외야 수비력을 보이고 있다. 팀 전체적으로 수비가 많이 안정돼 있다.
양 감독은 "지난해 롯데 경기 하이라이트를 보면 나이스보다 미스가 더 많았다. 손아섭과 김주찬은 외야에서 허구한 날 실책을 하더라. 그래서 외야 전담코치로 성실한 조원우 코치를 데려왔다. 선수 때부터 정말로 성실했다. 겨울부터 외야수들을 붙잡고 훈련해온 것이 효과를 보고 있는 듯하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손아섭도 "조원우 코치님과 함께 정확도를 높이고 공을 빼는 연결 동작도 고쳤다. 겨울 동안 코치님과 훈련을 많이 한 효과"라며 고마워했다.
눈에 띄게 향상된 수비력에 대해 양 감독은 "이건 누가 보더라도 코치들의 능력이다. 조원우 코치가 외야, 공필성 코치가 내야 수비를 전담하면서 전문성이 강화됐다. 선수들도 잘하고 있지만 코치들도 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부분이 많이 인정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양 감독은 "수비코치들뿐만 아니라 우리팀 모든 코치들이 각자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윤학길 수석코치는 매일 배팅볼을 던지는데 나중에 배팅볼에 대한 것도 보상해줬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로 코치들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잘 나가는 팀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지금 롯데는 시즌 최다 6연승을 질주하고 있으며 7월 이후 15승6패 승률 7할1푼4리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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