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 선발 예정' 유창식, "생각이 많을수록 야구가 안 되더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8.05 09: 03

야구는 정적인 게임이다. 공 하나를 던지고 다음 공을 던지는 짧은 공백의 시간에 어떤 생각을 하고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러나 때로는 무념무상이 최고로 좋을 때가 있다. 생각 없지만 오히려 그게 더 좋은 효과를 낳을 수 있다. 어린 선수들일수록 더 그렇다. 한화 '슈퍼루키' 좌완 유창식(19)도 짧은 프로 생활 동안 느끼고 있는 부분이다.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계약금 7억원을 받고 한화에 입단한 유창식은 고교 시절 무리한 여파로 어깨에 염증이 생겼고 겨울에 충분한 훈련량을 갖지 못했다. 1군에서 시즌 개막을 맞지 못했고, 2군에서 한동안 몸을 만드는 과정을 밟아야 했다. 하지만 지난 6월23일 1군 등록 후 줄곧 1군에 머물러있다. 주로 승부가 기울어진 상황에서 등판한 경기가 많았지만 차츰 구위를 끌어올렸다.
특히 최근 6경기에서 6⅔이닝을 던지며 삼진 7개를 잡아낼 정도로 구위를 회복해가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실점이 1점으로 평균자책점도 1.35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달 29일 대전 SK전에서는 1⅓이닝 동안 아웃카운트 4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는 등 눈에 띄게 좋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에이스 류현진의 부상 재발에 따른 1군 엔트리 제외와 함께 다시 한 번 선발 기회도 잡았다.

유창식은 "이전보다 제구력이나 밸런스가 좋아진 것 같다. 삼진이 많아진 것은 슬라이더 때문인 듯하다. 아직 완전히 마음에 들지 않지만 타자들이 속아준다"며 쑥스러워했다. 그는 "생각이 많을수록 야구가 더 안 되더라. 오히려 요즘에는 마음이 편해졌다. 코치님이나 선배들이 특별한 조언을 해주기보다 늘 편하게 하라고 한다. 특히 (안)승민이형이 농담과 격려를 많이 해주는 게 힘이 된다"고 고마워했다. 
유창식은 주말 잠실 LG전에 선발등판할 계획이다. 한대화 감독은 "요즘 유창식 구위가 많이 올라왔다. 당장 선발로 길게 던지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기회를 주겠다"며 그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유창식은 "나는 아직 보여준 것이 없다. 감독님과 코치님께 믿음을 줄 만큼 한 것이 없다"며 자세를 낮춘 뒤 "선발로 던질 기회를 얻었으니 기분은 좋지만 그만큼 잘해야 한다"고 책임 의식을 보였다. 다시 찾아온 선발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유창식은 지난 5월7일 대전 넥센전에서 데뷔 첫 선발등판을 가졌다. 결과는 2이닝 4피안타 3볼넷 5실점 데뷔 첫 패배. 이튿날 2군행 통보를 받으며 프로의 쓴맛을 실감했다. 유창식은 "그날 경기는 결국 볼넷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다. 이번 선발등판에서는 다른 것보다 볼넷을 주고 싶지 않다. 부담없이 정면 승부하면서 길게 던지고 싶다"며 피해가는 피칭을 하지 않고 선발로 제 몫을 하겠다는 전의를 드러냈다. 유창식이 위기의 한화 선발진에 새싹으로 자라날 수 있을까. 다시 한 번 어린 그에게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