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개봉한 4강 전쟁. 여유있는 롯데가 쫓기는 LG를 상대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치열한 4강 전쟁에서 롯데가 유리한 흐름을 타고 있다. 롯데는 지난 4일 대전 한화전에서 9-1로 대승하며 올 시즌 최다 6연승을 질주했다. 같은 날 LG는 SK에 1-9로 대패하며 2연패를했다. 7월을 마쳤을 때만 해도 공동 4위 자리를 양분하며 치열한 4강 전쟁을 예고한 롯데와 LG는 그러나 8월 첫 시리즈부터 희비가 엇갈렸다. 롯데는 44승42패3무, LG는 43승44패. 어느덧 승차도 1.5경기로 벌어졌다.
7월 이후 21경기에서 롯데는 15승6패 승률 7할1푼4리로 8개 구단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이 기간 동안 롯데 선발진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14차례 퀄리티 스타트를 작성할 정도로 안정감을 보였고, 타선은 경기당 평균 5.9득점을 폭발시킬 정도로 불이 붙었다. 전체적으로 팀에 힘이 생겼다. 6월까지 역전승이 10승으로 가장 적었던 롯데는 그러나 7월 이후에만 5차례나 역전승을 거두고 있다.

반면 LG는 한없이 추락하고 있다. 6월을 마쳤을 때만 하더라도 LG는 36승31패로 +5승을 유지하며 단독 4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었다. 6위였던 롯데와는 6경기차. 그러나 7월 이후 20경기에서 7승13패로 승률이 고작 3할5푼밖에 되지 않는다. 이 기간 동안 LG보다 성적이 나쁜 팀은 한화(6승12패·0.333)가 유일하다. 눈 깜빡할 사이에 5위까지 내려앉았다. 7월 이후 20경기에서 고작 3.5득점을 올리는데 그치고 있는 팀 타선의 침묵이 뼈아프다.
사실 8월 이후 흐름은 LG에게 유리하게 흘러갈 것처럼 보였다. LG는 7월 마지막 주 웨이버 공시된 베테랑 투수 이대진을 영입하고 트레이드 마감일에 넥센으로부터 송신영과 김성현을 받아왔다. 불펜과 선발에서 1군 주력 투수 2명을 데려오며 단숨에 전력보강에 성공했다. 8월 첫 날 트레이드로 영입한 마무리 송신영이 1점차 리드를 지킨 터프세이브로 기대에 보답했으나 이튿날 같은 상황에서는 역전 끝내기 홈런을 맞고 고비를 넘지 못했다.
야구는 흐름 싸움이다. 롯데가 최근 6연승 포함 10경기에서 8승2패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LG는 최근 11경기에서 3승8패로 하염없이 떨어지고 있다. 한 야구인은 "롯데는 쫓아가는 입장이었지만 LG는 쫓기는 입장이었다. 그런 상황이 이제는 뒤바뀌었다. LG가 쫓길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송신영을 무리하게 연이틀 8회부터 투입한 것도 결국에는 쫓기고 있기 때문이었다. 반대로 요즘 롯데는 많이 여유가 있어졌다"며 롯데의 우위를 점쳤다.
그러나 정작 롯데에서는 긴장도, 여유도 부리지 않고 있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지금 당장 LG나 SK 성적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아직 40경기 넘게 남아있다. 지금은 5할 승률을 목표로 우리할 것만 잘하면 된다"고 말했다. LG나 SK 성적에 얽매이지 않고 롯데의 야구에만 집중하겠다는 의미. 그만큼 여유가 생겼다. 반면 쫓기는 입장에서 쫓아야 할 입장이 된 LG가 심리적인 압박감을 얼마나 잘 극복하느냐가 4강 싸움의 최대 관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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