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주니어는 어떻게 '국가대표'가 됐나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1.08.05 10: 40

지난 4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슈퍼주니어 기자회견에 들어서는 취재진의 눈은 휘둥그레해졌다.
 
중국, 일본, 대만, 태국 등에서 몰려든 취재진 200명이 넓은 기자회견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호텔 입구에선 이미 백여명에 이르는 해외팬들이 슈퍼주니어를 연호하고 있던 참이었다.

 
슈퍼주니어는 '국가대표' 글로벌 그룹이 됐다. 정규5집 '미스터 심플' 뮤직비디오는 공개 3일만에 유튜브 조회수 200만을 훌쩍 넘어섰고, 컴백에 앞서 세계 팬들은 무려 59개국에서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다. 갑작스레 사정이 생겨 성사가 되진 못했지만 남미 투어가 구체적으로 계획됐었고, 이미 아시아투어로는 50만명을 동원했다. 앞으로 월드투어와 미국 시장 공략에 힘쓰겠다는 각오도 '빈말'로 들리지 않는 이유다. 
 
이같은 글로벌한 인기에 대해 이특은 "월드와이드한 SM의 앨범 기획, 정성을 다한 아시아투어, 유튜브의 발달"을 비결로 분석했다.
 
가요계는 슈퍼주니어의 기동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중화권에서 슈퍼주니어가 대세라더라"는 말이 들려온지는 2년여 지난 상태. SM엔터테인먼트는 슈퍼주니어를 그 어느 그룹보다 직접 발로 뛰게 만들면서 지금의 성공을 이끌었다.
 
슈퍼주니어가 '슈퍼쇼'라는 이름으로 아시아투어를 개최한 것은 지난 2008년. 서울, 방콕, 상하이, 난징, 청두 등 5개 도시에서 총 10회 공연을 열었다.
 
다음해엔 투어 규모가 거의 두배로 커졌다. '슈퍼쇼2'를 마련한 슈퍼주니어는 서울, 홍콩, 상하이, 방콕, 난징, 베이징, 타이페이, 쿠알라룸푸르, 마닐라, 도쿄 등 10개 도시에서 총 17회 공연을 펼쳤다. 이특은 "보통 가수들이 해외에서 노래만 하고 내려오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는 무대 전체를 갖고 이동했다. 성의를 다 하는 모습에 입소문이 나서 점차 많은 분들이 찾아주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난해엔 '슈퍼쇼3'가 열렸다. 서울, 칭다오, 베이징, 호치민 등 13개 도시에서 총 20회 공연이 열렸다. 지난 3년간 15개 도시에서 열린 '슈퍼쇼' 전체 동원 관객은 50만명을 넘긴 상태.
 
공백은 유닛이 메웠다. 발라드 유닛 KRY는 도쿄와 타이페이에서 단독 콘서트를 따로 열었고, 중화권 유닛 슈퍼주니어M은 2008년 데뷔 이후 최근까지 다양한 앨범과 공연으로 중국 가수와 동일하게 활동 중이다. 멤버수가 많은 슈퍼주니어만 시도할 수 있는 전략.
 
슈퍼주니어M의 활약은 눈부셨다. 2008년 경가왕 시상식, 동남경혹음악방, CCTV-MTV음악성전, 성광대전,  BQ2008 홍인방 시상식, 음악풍운방 신인성전 등 시상식에서 인기그룹상, 최고그룹상 등을 휩쓸며 '최고그룹상'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이 활약이 고스란히 슈퍼주니어에 힘이 됐음은 물론이다. 슈퍼주니어M은 이후로 2장의 미니앨범을 더 내고 각종 중국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슈퍼주니어는 보통 한류그룹들의 진출 경로도 역방향으로 바꿨다. 일본에서 아시아 대표로 나아가는 기존 순서와 달리 슈퍼주니어는 중화권 인기를 먼저 얻고, 일본 시장에 '쉽게' 안착했다. 지난 6월 일본 첫 싱글 '보나마나(미인아)'는 발매 첫주 오리콘 위클리 싱글 차트 2위를 차지, 역대 한국 그룹 첫 싱글 사상 최고 수치를 갱신하며 첫 출하량 10만장을 돌파했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음악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쏘리쏘리'부터 '미인아', '미스터 심플'까지 단순한 비트 위에 반복적인 후크를 이용한 펑키곡은 외국인들도 쉽게 따라부를 수 있는 슈퍼주니어의 대표 색깔이 됐고, 10명의 멤버들의 모였다 흩어졌다 하면서 눈을 현혹시키는 퍼포먼스 역시 슈퍼주니어 특장점이 됐다.
 
슈퍼주니어는 예능, 영화, 드라마 등도 활발하게 활동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예능 프로그램이 유튜브를 통해 활발하게 소개되고 있는 가운데, 거의 모든 예능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추는 슈퍼주니어의 활동도 자연히 급속도로 퍼져나간 것 역시 슈퍼주니어의 해외 인기에 한 몫했다는 평가. 직접 진출도 가능하다. 이미 중국, 대만 등에서 드라마를 찍은 바있는 슈퍼주니어는 "일본에서도 예능, 연기 등 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특은 슈퍼주니어의 전략을 "연중 무휴"로 간단하게 정리했다. 그는 "아직 배고프다. 국가대표가 된 마음으로, 세계 곳곳에서 우리의 음악이 울려퍼지게 하겠다. 미국 시장까지 공략하는 게 목표다. 쉬지 않고 달리겠다"고 강조했다. 
 
rinny@osen.co.kr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