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과 거짓이 판치는 세상이어서 어느 것 하나 마음놓고 정을 줄 수 없는 야비한 세태가 오늘의 세상이다.~~정치판이나 종교계, 교수 사회나 지식인 세상도 믿을 수 없는 경우가 너무 많다.~~퇴근하고 집에서 즐겨보는 TV의 스포츠 중계는 99% 가깝도록 정직하다.~~ 정직한 야구경기에 나는 계속 야구를 즐길 수 밖에 없다’
박석무 한국고전번역원장 겸 다산 연구소 이사장이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발행하는 월간지 지난 7월호 <베이스볼 클래식>에 올린 ‘야구는 그래도 정직하다’는 칼럼의 내용입니다.
지난 7월 31일 밤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는 송신영+김성현↔심수창+박병호를 2대 2로 트레이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트레이드에 대해 넥센은 공식적으로 “현금 거래는 한푼도 없다”고 부인합니다만 누구나 넥센이 가욋돈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3년간 넥센을 떠난 선수는 이택근, 정성훈, 장원삼, 이현승, 마일영, 황재균, 고원준에 송신영, 김성현 등 알짜배기들입니다. 그 대신에 박성훈, 김상수, 금민철, 강병우, 박영복, 마정길, 김민성, 김수화, 박정준, 이정훈에 박병호, 심수창이 넥센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두어 명을 제외하고는 팀 전력에 보탬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선수를 보내면서 정성훈 경우는 자유계약선수(FA)여서 넥센은 연봉의 450%인 보상금 14억4천만원을LG로부터 받았다고 알려졌으나 이보다 더 많은 액수가 오고간 것으로 짐작합니다. 다른 선수들은 공식적으로 현금을 58억원을 받았다고 밝혔는데 이 액수도 지나치게 적다고 누구나 고개를 갸우뚱거렸습니다.

‘선수 팔아서 구단 운영비 마련한다’는 비판이 일자 넥센은 재작년부터 현금 거래를 않겠다고 공표하고 지난 해 KBO는 넥센의 트레이드 때 현금 거래는 인정 않겠다고 발표한 바 있어 이번의 송신영 건에서 넥센 구단은 ‘현금은 없었다’고 밝힌 것으로 보입니다.
공감을 준 박석무 원장의 ‘야구는 정직하다’는 칼럼과는 다른 사실이 드러난 것입니다.
넥센 구단은 그동안 수차례 야구인들을 우롱하고 야구팬을 속였습니다. 팬들도 넥센이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거짓말을 하고 너무 뻔한 속임수를 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프로야구는 1982년 출범할 때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꿈을 키워주며 야구를 사랑하는 모든 국민에게 밝고 건강한 여가선용을 약속드립니다.~~야구는 규칙의 경기이며 페어플레이의 경기입니다. 프로야구에 참여하는 모든 선수와 임원, 관중은 우리나라의 으뜸가는 신사들이라는 것을 확신합니다.”고 프로야구가 건강하게, 신사정신에 맞게 운영하겠다고 독립선언문과 비슷한 결연한 의지가 담긴 취임사를 서종철 총재가 밝혀 한국야구의 기본 정신을 알렸습니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신시내티 레즈의 선수겸 감독이던 피트 로즈는 1985년 9월 11일 자신의 23번째 시즌에 개인통산 4,192호째 안타를 기록해 불멸의 기록 가운데 하나로 꼽히던 타이 콥의 통산 개인 최다안타기록 4,191개를 깨뜨렸습니다. 로즈는 통산 4,256안타를 쌓고 이듬해인 1986년 은퇴해 당연히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은퇴한 지 3년만인 1989년 8월 로즈는 메이저리그에 의해 영구 추방조치를 당했습니다. 자신이 이끌던 팀의 승부를 걸고 내기도박을 했다는 이유였습니다. 로즈가 미국민들로부터 분노를 산 것은 도박과 함께 로즈가 도박을 하지 않았다고 거짓 증언을 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당시 바트 지아매티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로즈가 자발적으로 야구계에서 떠나도록 하는 형식을 밟아 자칫 수렁에 빠질 뻔한 야구 경기 자체의 순수성을 지켜냈습니다.
로즈는 도박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다가 20여년이 흐른 지난 2004년 돈을 벌기 위해 펴낸 자서전에서 도박을 했음을 시인해 홈팀 팬으로부터 동정심을 사기도 했으나 명예의 전당 후보 자격이 영구박탈 됐고 야구와 관련된 어떠한 직업도 가질 수 없게 됐습니다.
지아매티 커미셔너의 후임 페이 빈센트 커미셔너는 현직 셀릭 커미셔너가 로즈에게 관대하게 해주려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격노하면서 뉴욕 포스트에 보낸 이메일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규칙을 정한 사람들이 규칙을 집행하지 않으면 규칙이 없는 것이다.”
넥센의 팬들은 ‘넥센의 트레이드는 장기매매와 같다’고 분노하며 일간지에 구단 성토 광고를 냈습니다. 사실을 숨기고 침묵을 지켜야하는 김시진 히어로즈 감독, 눈가리고 아웅의 동반자가 된 LG 트윈스, 이 같은 치사한 사태 속에서 KBO 총재로 추대 받은 LG 그룹의 동반자 구본능 희성 그룹 회장, 모두가 거짓의 희생자로 괴로워하고 있을 것입니다.
메이저리그처럼 KBO총재가 모든 사람이 수긍하는 제재 방안을 내놓아야 거짓말이 횡행하는 야구판을 정화 시킬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