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키치로 본 아깝게 놓친 퍼펙트게임 사례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8.05 21: 49

LG 외국인 투수 벤자민 주키치(29)가 아깝게 퍼펙트게임을 놓쳤다.
주키치는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한화와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8회 2사까지 안타는 물론 볼넷도 주지 않는 퍼펙트게임을 펼쳤다. 출범 30년째가 된 한국프로야구 사상 첫 퍼펙트게임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던 시점. 하지만 8회 2사 후 이양기에게 불의의 좌전 안타를 맞고 아깝게 무산됐다. 92구째 139km 커터가 몸쪽 낮게 잘 들어갔지만 이양기가 야무지게 잘 잡아당겨 대기록을 무산시켰다.
주키치는 지난 5월15일 목동 넥센전에서 8회 1사까지 볼넷 2개만 내줬을 뿐 11년만의 노히트노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으나 송지만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기록이 무산된 기억이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8회에 고비를 넘기지 못하며 대기록을 놓쳐야 했다. 하지만 역대를 돌아보면 주키치보다 아까운 사례도 있었다.

9회가 고비였던 투수는 2명이 있다. 원년이었던 1982년 8월15일 삼성 황규봉은 8회까지 안타와 볼넷 그리고 실책도 주지 않는 퍼펙트게임을 펼쳤다. 그러나 9회 아웃카운트 3개를 남기고 양승관에게 중전 안타를 맞으며 대기록이 깨졌다. 황규봉은 다시 후속 타자 허운에게도 안타를 맞으며 2피안타 무사사구 완봉승에 만족할 수밖에 없다.
이어 2007년 10월3일  다니엘 리오스(두산)도 잠실 현대전에서 9회 1사까지 완벽한 피칭으로 퍼펙트게임을 펼쳤다. 역시 아웃카운트 2개를 남겨놓고 4구째 144km 직구를 던지다 강귀태에게 깨끗한 좌전 안타를 맞으며 대기록이 깨졌다. 리오스는 후속 정재훈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내려가며 완봉승도 놓쳤다. 당시 8⅓이닝 1피안타 3탈삼진 1실점 승리투수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퍼펙트게임에 근접한 투수는 지금 한화 투수코치를 맡고 있는 정민철이다. 정민철은 1997년 5월23일 대전 OB전에서 8회 1사까지 22명 타자를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23번째 타자 심정수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그러나 포수 강인권이 정민철의 바운드된 공을 뒤로 빠뜨린 사이 심정수가 1루까지 진루했다. 정민철은 9회까지 더 이상 타자를 출루시키지 않았다. 심정수의 스트라이크 낫아웃 출루가 유일한 출루. 정민철은 노히트노런을 하고도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1988년 4월17일 빙그레 이동석도 아까운 사례였다. 이날 이동석은 당대 최고 투수 선동렬과 선발 맞대결을 벌였다. 이동석은 6회까지 퍼펙트게임을 펼쳤으나 7회 유격수 장종훈의 송구 실책에 이어 8회 1루수 강정길의 포구 실책으로 타자주자들를 출루시키고 말았다. 이날 이동석은 안타와 사사구를 없이 무실점으로 막고 1-0 노히트노런 경기를 펼쳤다. 역대 10차례 노히트노런에서 무사사구 경기는 정민철과 이동석 뿐이다.
'어린왕자' 김원형(SK)도 퍼펙트게임을 달성할 수 있었다. 김원형은 쌍방울 소속이던 1993년 4월30일 전주 OB전에서 볼넷 하나만 허용하며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다. 그러나 6회 OB 김민호에게 풀카운트 승부에서 볼넷을 준 것이 아쉬웠다. 김원형은 당시 20세9개월25일로 지금까지 최연소 노히트노런으로 기록돼 있다. 현재까지 12명의 역대 노히트노런 달성자 가운데 유일하게 현역으로 남아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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