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9일만의 선발' 마일영, 한화 반전카드 될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8.06 07: 30

위기의 한화를 구할 카드가 될 수 있을까.
12년차 좌완 투수 마일영(30)이 한화 이적 이후 첫 선발등판 기회를 얻었다. 마일영은 6일 잠실 LG전 선발투수로 예고됐다. 지난해 3월 넥센에서 한화로 트레이드된 후 처음으로 선발등판한다. 마일영은 한화 이적 후 지난 2년간 85경기 모두 구원등판했다. 하지만 에이스 류현진의 부상 공백과 장민제의 불펜 전환으로 생긴 선발진 자리를 유창식과 함께 메우게 됐다. 유창식에 앞서 마일영이 먼저 등판한다.
마일영의 마지막 선발 등판은 히어로즈 시절이었던 지난 2009년 8월27일 잠실 LG전. 이후 1년11개월9일 만이다. 날짜로는 709일만의 선발등판. 마일영은 통산 325경기 중 131경기에 선발등판할 정도로 선발 경험이 풍부하다. 2001년(10승)과 2008년(11승) 선발로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커리어도 있다. 한대화 감독도 "선발로 경험이 많은 투수이고 구위도 많이 올라왔다"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마일영은 올해 5월까지는 20경기에서 2패2홀드 평균자책점 11.25로 부진했다. 하지만 6월 이후 18경기에서 2승5홀드 평균자책점 3.79로 호투하며 불펜의 필승조로 자리 잡았다. 특히 6월 한 달간 10경기에서 8⅓이닝 무실점 행진을 벌였고, 지난달 2일 광주 KIA전에서는 한화 이적 후 가장 많은 3⅓이닝 4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구원승을 거두기도 했다. 이쯤에 이효봉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도 "선발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호평을 내렸다.
마일영은 선발로 더 적합한 투수일 수 있다. 한화 이적 후 2년간 줄곧 불펜으로 활약한 그는 "불펜 투수가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고 할 정도로 어려움을 느꼈다. 한창 좋을 때만큼 위력적인 직구를 뿌리지 못하지만 상대 타자와 승부할 줄 아는 요령이 있다. 이번 선발 기회에 안정감을 보인다면 붙박이로 자리 잡을 수 있다. 한대화 감독도 "요즘 젊은 선발들이 자기 자리가 생긴 줄로 착각하고 있다. 언제든 선발 자리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마일영이 가장 먼저 그 기회를 잡았다.
마일영은 최근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2.60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4일간 휴식을 취하며 선발 복귀를 준비했다. 한대화 감독은 "당장 길게 던질 수 있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붙어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이야기했다. 선발 경험이 많은 마일영을 한 번 믿어보겠다는 의지다. 지난해 3월 불펜 투수 마정길에 현금 3억원을 더해 마일영을 데려올 때 한화가 기대한 건 불펜보다 선발이었다. 마일영이 그 기대에 보답할 수 있을까. '선발' 마일영이 4개월 만에 4연패 수렁에 빠지며 4월로 되돌아간 듯한 한화를 구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한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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