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성적표는 분명 아니다. 그래도 로테이션은 꾸준히 지켰다. 그런데 이번에는 부상이란다. '계륵'이 된 페르난도 니에베(29. 두산 베어스) 때문에 두산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하순 라몬 라미레즈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한국 땅을 밟은 페르난도. 155km에 이르는 빠른 직구와 낙차각이 큰 편인 슬라이더를 지니고 있으나 제구 불안과 완급조절 능력 부족으로 13경기 2승 5패 평균자책점 7.00(5일 현재)에 그치고 있다.

6월 14일 김광수 감독대행 체제 이후 성적은 7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5.49다. 나아지는가 싶더니 최근 2연패로 다시 주춤하고 있다. 팀 성적이 예전처럼 상위권이면 하나 남은 교체 카드를 매만지겠건만 외국인 선수 수급 시장도 여의치 않고 성적도 6위에 그치며 점차 4강 가능성이 멀어지니 보내기도 애매한 것이 두산의 심정이다.
그 와중에서 페르난도는 지난 5일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2군으로 내려갔다. 대신 필승계투 고창성이 올라왔으나 아직 제 본연의 제구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다급해 죽겠는데 발목을 잡고 있다.
더욱 뼈아픈 것은 선발 로테이션에 또 하나의 구멍이 생겼다는 점. 더스틴 니퍼트-김선우로 이어지는 원투펀치는 큰 문제가 없고 초보 선발 이용찬도 어쨌든 로테이션을 제대로 지키고 있다. 5일 선발로 나선 '임시 카드' 김승회도 패전투수가 되기는 했지만 4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그러나 아직 김승회는 붙박이 선발로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6일 선발로 예정된 김상현은 지난해 왼쪽 정강이 골지방종 수술 이후 이전의 투구감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월 한 달간 평균자책점 19.29에 피안타율 4할1푼7리로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페르난도 합류 이전 SK에 이어 2위를 달리던 두산은 7위까지 찍은 뒤 지금은 6위에 머물러있다. 경기력 저하 및 내홍까지 겹치며 김경문 감독까지 중도 사퇴할 정도로 무너져버린 두산. 페르난도가 두산을 망친 최대 장본인은 아니지만 급격한 하락세에서 반등의 힘을 주지 못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냥 버리자니 투자한 돈이 아깝고 끌고 가자니 성적도 안 좋은데 아프다고 한다. 좀처럼 힘을 보태지 못하는 페르난도 때문에 두산의 속은 새카맣게 타 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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