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없는 39일' 지쳐가는 한화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1.08.07 07: 04

[OSEN=고유라 인턴기자] "류현진이 있었다면 3,4승은 해줬겠지".
한대화(51) 한화 이글스 감독은 지난 6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팀의 에이스 투수 류현진(24)의 부상에 대해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한 감독은 "류현진이 7월부터 한 달 넘게 쉬었는데, 만약 있었다면 3,4승은 해줬을 것"이라는 말로 에이스의 부재를 안타까워했다. 최근 팀의 부진과 맞물려 상관관계를 생각해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왼쪽 등 견갑골이 벌어지는 부상을 입은 류현진은 지난 6월 28일 문학 SK전 이후 1군에서 제외됐다가 7월 17일 문학 SK전에서 복귀해 3경기를 불펜으로 등판했다. 그러나 결국 다시 통증을 호소한 류현진은 지난 2일 대전 롯데전에서 ⅓이닝 동안 3실점하며 패한 뒤 아예 재활군으로 내려갔다.
류현진이 선발 등판을 쉰 39일(6일 기준) 동안 한화는 8승 13패를 거뒀다. 특히 2일 대전 롯데전서 류현진이 구원패를 당하며 2연패에 빠진 한화는 연패를 끊지 못하고 4연패까지 갔다가 6일에서야 마감했다. 4연패 동안 득점은 7점에 그쳤고 실점은 31점이나 됐다. 6일에도 류현진 대신 등판시킨 마일영은 호투했으나 709일 만에 선발로 등판한 탓인지 4회부터 공의 위력을 잃고 4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39일은 류현진이 정상적인 로테이션을 소화했다면 5~6번 정도의 등판이 가능했었을 시간이었다. 5월까지 4승5패를 기록하며 평소답지 않은 모습을 보이다 6월 4승1패로 제 페이스를 찾아가고 있던 류현진이 7월까지 던졌다면 한 감독의 말대로 4승 정도는 해줄 가능성이 컸다. 일단 한화로서는 산술적으로 4승 정도를 잃은 셈이다.
에이스 출격과 그로 인한 승리가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체감효과는 단순한 4승보다 훨씬 크다. 한 감독은 류현진의 부상 이후 팀의 부진에 대해 "에이스가 없는 것이 팀 전체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했다. 단지 4승의 문제를 넘어 연패를 해도 다음에 그것을 끊어줄 확실한 카드가 없어졌다는 생각이 선수들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류현진을 제외한 한화 기존 선발진 중 양훈은 7월 한 달간 1승 2패 평균자책점 2.88로 분전했지만 김혁민은 류현진 선발 제외 이후 6경기 동안 3패 평균자책점 6.75로 고전했다. 안승민도 7월 성적은 2승 평균자책점 2.86으로 좋은 편이나 8월 들어 지치면서 5일 LG전에서 5이닝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류현진의 빈자리를 메우고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한화는 류현진을 잃은 약 한 달 간의 행보를 통해 에이스의 부재가 팀 전체에 어떤 악재로 다가오는지를 보였다. 류현진의 9월 이후 복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지금 한화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류현진이 없다는 불안감을 선수들의 투지로 이겨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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