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방이 많다고요? 오히려 동료들한테 미안할 정도입니다".
포항 스틸러스의 골키퍼 신화용(28)이 지난 6일 부산전에서 3-2 승리를 이끈 뒤 꺼낸 얘기다. 놀라운 선방쇼로 승리에 일조했지만, 만족스러운 경기는 아니었다는 설명이었다. 2골을 내줬으니 그럴 만했다.
▲ 실점률 0%의 꿈

신화용은 올 시즌 정규리그 20경기(21실점)에 모두 출전했다. 포항의 붙박이 골키퍼라는 명성에 걸맞은 활약이었다. 잠시라도 골문을 비운 것은 부상으로 교체 아웃된 6월 상주전이 전부다. 활약상도 놀라웠다. 정규리그 7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했다. 예년에 비해 한층 발전된 활약이다.
그러나 신화용에게는 그야말로 2%가 부족하다. 부산전 2실점으로 올시즌 목표였던 실점률 0점대를 넘겼기 때문이다. K리그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됐던 2009년 당시 딱 한 번 성공했던 목표(21경기 20실점, 0.95골)이기에 더욱 아쉬웠다.
신화용은 "오늘 두 골을 내주면서 실점률이 1점대로 올라갔다"면서 "선방을 많이 한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오히려 동료들한테 미안할 정도다. 한 골 먹으면 두 골 넣어주고, 두 골 먹으면 세 골 넣어주고 있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 강원전은 무실점이 목표
그래서 신화용은 오는 13일 강원전을 앞두고 무실점을 선언했다. 동료들에게 든든한 수문장으로 돌아가겠다는 각오다. 강원전 무실점은 자신의 목표인 실점률 0점대로 돌아갈 수 있는 발판이기도 했기에 더욱 절실했다.
더군다나 황선홍 포항 감독이 강원전 무실점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황선홍 감독은 "날씨가 더워지면서 우리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는 것 같다. 강원전은 무실점으로 경기를 치렀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화용은 "황선홍 감독님이 저렇게 말하시면 징크스처럼 무실점을 기록해야 한다"면서 "강원전에서는 반드시 무실점을 기록하겠다. 우리 선수들이 무더위에 지친다면 뒤에서 소리를 질러서라도 집중력을 끌어 올리겠다. 실점률 0%라는 목표도 중요하지만, 어떻게든 동료들에게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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