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아 이동욱 주연의 SBS 주말특별기획 '여인의 향기'가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다. 방영 5회만에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하며 벌써 20% 목전까지 다다랐다. 전작인 '신기생뎐'의 후광을 받은 것도 사실이지만 초반부터 이토록 잘 나가는 데는 쫀쫀한 대본과 호감 배우들까지, 작품 자체의 내실을 부정할 수 없다.
'여인의 향기'는 김선아와 이동욱, 두 배우의 탁월한 연기만으로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작품이다. 노처녀 직장인의 애환이나 시한부 인생의 현실적 고통을 가슴 절절하게 그려내는 연재 역의 김선아나 아픈 상처를 지닌 안하무인 재벌남 지욱 역을 그럴싸하게 연기하는 이동욱이나 시청자들의 호감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작품 속 두 사람의 캐릭터 자체나 배우로서의 연기력에 대해 소위 '태클' 거는 시청자들을 찾아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여인의 향기' 시청자 게시판에는 "시한부 노처녀의 눈물나고 웃음나는 이야기가 심금을 울린다"던지, "까칠하지만 어딘가 한없이 슬퍼보이는 지욱의 매력에 가슴이 녹았다"는 등의 호평과 선한 소감들이 대다수다.
실제나이 1975년생인 김선아가 극중 34살의 노처녀를 연기하고 있지만 작품 속 캐릭터와 실제 그녀 사이 간극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리얼한 느낌이 드는 것, 로맨스물에서 늘 반복되는 까칠한 재벌남 캐릭터임에도 불구, 구태의연하지 않고 또 한 번 매력적으로 느껴지게 만드는 것은 바로 김선아와 이동욱의 힘이다.

사실상 김선아표 궁상맞은 노처녀 캐릭터는 수년 전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답습이라는 평가를 들을 법도 한데, 회가 거듭될수록 오히려 시청자들은 "이것이 김선아표 연기", "이토록 현실적인 노처녀의 모습은 김선아만이 연기할 수 있다"고 평하며 힘을 보탠다.
이동욱도 마찬가지다. 군 제대 후 오랜만의 복귀작인데도 연기력 논란은 찾아볼 수 없고, 지난 해 화제작 '시크릿가든'의 현빈과 닮은 듯 '까도남' 캐릭터인데도 비교는커녕 그 자체로 호평을 독차지 하고 있다.
두 사람은 서 있는 것만으로도 꽤나 잘 어울리는 커플이고, 연기를 주고받는 데 있어서도 호흡이 자연스러우며, 누구하나 튀기보다는 서로의 존재감을 존중해주며 동행하고 있다는 인상마저 풍기는 '선한 커플'이다.
issu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