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경기만 하면 우리도 가을야구', 넥센의 이유 있는 활약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08.08 07: 20

[OSEN=이대호 인턴기자] 넥센 히어로즈는 33승53패, 승률 3할8푼4리(8일 현재)로 8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에 쳐져있다. 그렇지만 '영웅들의 본거지' 목동구장에서 만큼은 강자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8일 현재 넥센의 홈 성적은 24승21패, 승률 5할3푼3리로 홈 성적만 놓고 따졌을 때는 삼성 라이온즈(29승17패, 승률 0.630)-KIA 타이거즈(28승21패, 승률 0.571)-롯데 자이언츠(25승20패, 승률 0.556)에 이어 4위에 올라있다. 홈 승률이 높아야 승리를 기대하고 경기장을 찾는 팬들이 많아지기에 흥행에 고무적인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넥센은 두산과의 이번 주말 홈 3연전 역시 2승1패로 장식하며 경기장을 찾은 홈팬들에게 보답했다. 3연전 동안 '브룸박' 박병호(25)가 11타수 7안타(2홈런) 5타점 타율 6할3푼6리로 무서운 타격감을 자랑했고 '영건' 문성현(20)은 7일 선발로 나서 7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맹활약하며 위닝시리즈를 이끌었다. 지난해 홈에서 23승41패3무에 그쳤던 넥센에 무엇이 달라졌을까.
넥센 김시진(53) 감독은 6일 경기를 앞두고 홈 성적의 비결을 묻자 "강아지도 자기 집 앞에서는 크게 짖는다"고 간단히 답했다. 비록 원정 경기에서는 9승32패로 크게 부진하며 팀 성적이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지만 적어도 홈 팬들 앞에서는 반드시 이기고 싶다는 오기를 드러낸 말 이었다. 넥센의 한 선수 역시 "아무래도 홈 관중들이 지켜보는 앞에서는 더욱 집중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은 "이제야 선수들이 목동구장에 적응해 가는 모습이 보인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실제로 넥센은 2008년 목동구장에 들어온 이래 지난해까지 단 한 차례도 홈 승률 5할을 넘기지 못했다. 그렇지만 이제 선수들이 목동구장 그라운드나 인조 잔디 등에 익숙해졌기에 올 시즌 홈 성적이 좋아졌다는 분석이다.
끝으로 김 감독은 "프로 스포츠는 홈팬들 앞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주는 게 최선이니 지금처럼 홈 성적이 괜찮은 게 다행"이라고 웃었다. 7일 까지 목동구장을 찾은 누적 관중은 29만 6579명이다. 올해 경기당 평균 관중은 6590명으로 지난해 넥센의 평균 관중 수 5963명에 비해 10% 이상 증가한 수치다. 넥센이 목동구장에서 지금과 같은 좋은 경기력을 꾸준히 보여준다면 더 많은 홈 팬들을 경기장으로 불러 모을 수 있다.
넥센은 전신인 현대 유니콘스 시절까지 포함하면 2007년부터 4년 간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하고 있다. 김 감독이 "올해는 경기가 많이 연기돼서 우리도 가을야구 하겠네"라고 농담을 던졌지만 사실상 올 시즌도 포스트시즌 진출은 쉽지 않아 보인다. 넥센이 남은 홈경기에서 지금의 성적을 유지해 홈 팬들에게 더 많은 기쁨을 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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