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승연 회장, "우승하자" 며 약속과 당부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8.08 07: 16

한화그룹 김승연(61) 회장이 명가 재건을 외치며 한화 이글스의 청사진을 위해 직접 발벗고 나섰다.
김승연 회장은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한화-LG전이 열린 도중 오후 7시 30분경에 도착해 원정팀 VIP석에서 가족들과 함께 경기를 관전했다. 때마침 한화는 장단 16안타를 폭발시키며 11-4로 대승을 거뒀고, 김 회장은 3루측 덕아웃에 내려가 한대화 감독 및 선수단을 격려했다.
한화는 시즌 초 단장과 사장을 교체하며 명문구단으로 재도약을 선언한 상태로서 김승연 회장이 지난 2003년 올스타전 이후 8년 만에 직접 야구장을 찾아 선수단에게 그 의지를 보여줬다고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김승연 회장이 7일 한대화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 앞에서 한 약속과 당부에 촉각이 곤두설 수 밖에 없다.
▲김승연 회장의 약속, "김태균 잡아 오겠다"
먼저 김승연 회장은 경기장에서 "김태균 좀 잡아주세요. 박찬호도 데려와 주세요"라고 외친 팬들의 애절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에 대해서 김 회장은 "김태균을 잡아 오겠다"라고 강한 어조로 화답했다. 그의 입에서 나온 단 한마디였지만 대기업 회장으로서 단순한 대답이 아닌 의지를 엿볼 수 있는 힘이 있었다.
김태균은 천안북일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1년 1차 지명을 받고 한화에 입단해 2009년까지 9년간 한화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했다. 9년간 통산 1031경기에서 타율 3할1푼 188홈런 701타점을 기록한 검증된 거포다.
그러나 김태균은 2009시즌을 마치고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와 3년 계약을 하며 팀을 떠났다. 일본으로 건너 간 김태균은 첫 시즌부터 퍼시픽리그 올스타에 선정되는 등 지바 롯데를 재팬시리즈 우승으로 이끌며 맹활약했다. 일본에서도 한국 만큼이나 성공이 보장되는 듯 싶었다.
그렇지만 올 시즌 초 대지진을 체험하면서 일본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 허리 부상도 겹치며 지난달 27일 지바 롯데와 계약 해지를 한 상태다. 자연스럽게 한국 복귀가 예상되는 가운데 김태균은 8개 구단 모두와 자유롭게 접촉할 수 있는 FA상태이기에 한화로서도 데려올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태균은 아직 나이도 만 29세로 한창 때이고, 당장 국내에서 언제든 그 폭발력을 과시할 수 있는 타자다. 최진행을 제외하면 확실한 토종 거포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화에게 김태균은 전력보강 차원에서도 최적의 카드다.
이미 노재덕 한화 단장은 "(김)태균이와 잘 이야기해서 우리팀에서 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반드시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갖고 있다.
여기에 김승연 회장까지도 "김태균을 잡아 오겠다"고 말한 만큼 한화 구단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김승연 회장의 당부, "한 감독, 우승 해야지"
김승연 회장은 한화 대표로서 한대화 감독을 보자 마자 건넨 말이 있다. "한 감독, 우승해야지".
한화는 지난 1999년 롯데 자이언츠를 물리치고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뒤 12년 동안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도 8일 현재 39승1무52패로 두산과 함께 공동 6위가 됐다. 그러나 올 시즌도 포스트시즌 진출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김 회장도 한 감독에게 "올 시즌 11점 득점이 두 번째이지 않느냐"고 말하며 팀에 대한 관심을 표현함과 동시에 "선수들에게 프로란 무엇인지 프로 정신을 가르쳐 달라"고 당부했다.
김승연 회장은 당장은 아니겠지만 내심 내년 시즌 김태균 영입과 함께 팀을 재건해 우승까지도 노려 달라고 한대화 감독에게 주문했다고 볼 수 있다.
한대화 감독 역시 "알겠다"는 말과 함께 김승연 회장의 연속된 진한 포옹에 잠시 당황하면서도 승부사로서 커다란 동기 부여도 된 듯한 표정이었다.
그룹 오너의 적극적인 지지와 투자 표명에 변화가 예상되는 한화. 김승연 회장의 말처럼 김태균 영입과 우승의 두 마리 토끼가 모두 이뤄질 수 있을까. 김태균부터 잡아와야 그 다음은 생각해 볼 수 있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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