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맨'김광수, "LG전 아무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8.08 10: 58

11년간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었고, 평생 'LG맨'일 것으로 생각했던 그에게 갑작스런 트레이드는 충격이었다. 그리고 한화 이글스로 유니폼을 바꿔 입고 한 달여 만에 친정팀을 상대한 그의 마음은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이었다.
한화 이글스에서 든든한 불펜 자원으로 거듭나고 있는 김광수(30)가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LG전에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팀이 9-3으로 앞선 6회말 선발 유창식에 이어 구원 등판해 3이닝 동안 삼진 2개를 곁들여 2피안타 1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울지도 웃지도 못한 마음을 전했다.
경기 전 "LG를 상대로 등판한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한 김광수. 그는 막상 마운드에 오르자 과거의 동료였던 점은 모두 잊고 최선을 다해 일구일구 집중했다.

김광수는 6회 무사 2루 상황에서 등판해 첫 타자 조인성과 상대했다. 조인성은 LG 시절 자신과 배터리를 이뤘기에 승부가 흥미로웠다. 김광수는 불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으로 내보낸 뒤 대타 손인호를 투수 앞 땅볼로 처리했다. 이어 서동욱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내줬지만 이후 안정을 되찾으며 3이닝을 가볍게 지켜냈다.
김광수는 "마운드에 올라가기 전에는 아무렇지도 않을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올라가니까 뭐라 표현하기 힘든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특히 김광수는 첫 타자 조인성과 맞대결에 대해서 "나와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조)인성이형이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형과 눈을 맞추려 했다. 그런데 날 피하더라. 그리고 너무 진지했다"고 말한 뒤 "그러자 나도 모르게 긴장이 됐다"면서 볼넷을 내주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김광수는 "나도 모르게 힘이 많이 들어갔다. 그래서 볼넷을 내줬고, 어렵게 승부를 했던 것 같다. 그런데 후속타자들을 잡아내면서 긴장이 풀렸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광수는 조인성을 상대로 7구를 던지는 동안 직구를 6개나 던졌다. 직구 스피드는 최고 147km까지 나왔고, 146km도 3개나 찍혔다. 그러나 제구가 원만하지 않았다.
그러나 김광수는 6회를 마치고 덕아웃에서 문동환 코치의 한 마디에 안정을 되찾았다. 그는 "6회를 마치고 덕아웃에 들어왔더니 문동환 투수 코치님께서 '(친정팀 상대하면) 다 그렇다'면서 70% 힘으로만 던지라고 조언해 주신 것이 큰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광수는 7,8회 70% 힘으로만 던졌지만 투구 내용은 더 좋았다. 직구 구속은 140km 초반에 머물렀지만 스트라이크 비율은 더 높아졌다. 변화구 제구력도 위력적으로 변하면서 7회 이진영을 135km 포크볼로, 8회 서동욱에게는 117km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김광수는 이적 후 첫 경기인 지난 7월 12일 사직 롯데전에서 1이닝 동안 2실점 했을 뿐 이후 5경기(8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 중이다.
"코치님들께서 조언도 격려도 많이 해주셔서 마음도 많이 편안하고 의욕도 생긴다"고 말한 김광수는 "한화에 온 만큼 한화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며 이제는 완벽한 한화맨으로서 맹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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