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가 그만큼 중요하다."
김성근 SK 감독이 본 삼성의 1위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은 '돌부처' 마무리 오승환(29)이었다.
지난 5일 문학 KIA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김 감독은 삼성이 1위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로 마무리 오승환의 활약을 꼽았다. 오승환은 올 시즌 33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는 최고의 마무리다. 2위 정대현(SK)이 13세이브에 그치고 있어 이 부문 타이틀이 결정적이다. 블론세이브는 단 1번에 그칠 정도.

결국 김 감독은 이런 오승환이 있어 삼성이 선두를 수성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돼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은 8일 현재 55승35패 2무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2위 KIA와 2.5경기, 3위 SK와는 4.5경기차를 유지하고 있다.
김 감독은 오승환과 같은 탄탄한 마무리를 보유한 점에 대해 "우선 크로스 게임을 잡을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봤다. 1~3점의 박빙 경기에서 확실한 클로저를 지닌 팀이 부담없이 정상적인 기량을 펼칠 수 있다는 뜻이다. 한 번의 실수가 곧바로 승패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확실한 마무리가 있는 팀이 좀더 유리하다는 것이었다.
또 "원찬스면 뒤집을 수 있다"고 봤다. 한 번의 찬스로 승부를 뒤집으면 그것으로 경기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재역전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선수단에 확실한 집중력과 자신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대량실점이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선발이 일찍 무너지더라도 탄탄한 중간 불펜진이 있어 버리는 게임이 아닌 이상 실점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승부를 다시 뒤집을 수 있다는 역설적인 설명도 된다는 점에서 마무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는 셈이다.
김 감독은 삼성에 대해 "마무리가 확실하니 야구하기가 쉬워진다"면서 정현욱과 안지만 등 확실한 불펜진까지 있으니 더욱 마무리의 위력이 배가 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LG가 지난 3일 넥센에서 트레이드 해 온 마무리 송신영을 내세웠지만 끝내기 역전 투런홈런을 맞고 패한 것을 떠올리며 "마무리는 역시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구속이 빠르든지 확실한 구종의 무기가 있어야 한다. 140km 초반의 볼로는 컨트롤이 나쁘면 안된다. 오승환의 경우는 140km대 중반을 던지면서도 볼 끝이 좋아 가운데로 몰려도 쉽게 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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