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투' 문성현, "제가 151km 던졌다구요?"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8.08 12: 12

믿기지 않았는지 계속 반문했다. 넥센 히어로즈의 2년차 우완 문성현(20)이 데뷔 후 최고 쾌투를 보여주며 자신의 최고 구속 기록까지 넘어섰다.
 
문성현은 지난 7일 목동 두산전서 선발로 등판해 7이닝 동안 107개의 공을 던지며 최고 151km의 직구를 앞세워 2피안타(탈삼진 6개, 사사구 3개) 무실점으로 시즌 4승(7패, 8일 현재)째를 거뒀다. 2010년 데뷔 이래 한 경기 최다 이닝 소화에 빛나는 데뷔 이후 최고의 피칭이었다.

 
특히 3선발로 활약하던 김성현이 갑작스레 7월 31일 LG로 이적하면서 5선발로 활약 중인 문성현의 책임감도 더욱 커졌다. 그러나 지난 2일 대구 삼성전서 1이닝도 못 채우고(⅔이닝) 2피안타 사사구 4개 3실점으로 무너지며 코칭스태프의 시름을 덜지 못한 문성현이었다.
 
7일은 달랐다. 문성현은 1회 2아웃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냈으나 상대 중심타선을 잇달아 출루시키며 위기를 맞았으나 현재 두산 타선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양의지를 우익수 뜬공으로 일축하며 위기를 넘겼다. 이후 문성현은 큰 위기 없이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7이닝은 처음이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던졌는데 결과가 좋아 기쁘다"라며 상기된 모습을 감추지 못한 문성현. '최고구속 151km가 나온 것도 알고 있는가'라며 묻자 문성현의 눈동자는 더욱 커졌다.
 
"정말 제가 151km를 던졌다구요? 밸런스가 좋아서 직구 위주 투구를 하기는 했는데 진짜 안 믿겨져요. 지난해 최고 구속이 149km였는데 또 2km가 늘어난 거네요".(웃음)
 
'올해 경기 중 최고'였다고 강조한 문성현이었지만 스피드가 생각보다 많이 나왔다는 점이 확실히 기뻤던 모양. 구사할 수 있는 구종 옵션이 다른 선배들에 비해 많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문성현은 보다 묵직한 직구로 타자들을 제압해야 한다. 문성현이 단순한 구속 상승에도 기뻐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1회 코치님들께서도 '공이, 특히 직구가 좋으니까 자신있게 던져라'라고 강조하셨어요. 정민태, 최상덕 코치께서 조언을 많이 해주십니다. 지난번 2일 삼성전에서 고전했을 때는 아직 어리니까 일찍부터 기죽지 말라고 하셨어요".
 
물론 투수에게 무조건 빠른 볼이 능사는 아니다. 김시진 감독 또한 "제구 안되는 150km 이상의 공 보다는 적절히 낮게 제구된 142km 정도의 직구와 묵직한 볼 끝이 훨씬 더 위력적이다"라며 공만 빠른 투수가 배출되는 데는 경계심을 비췄다.
 
그러나 문성현은 빠르기만 한 공보다 타자 무릎 선을 걸치는 예리한 공을 던지며 호투했다. 당장보다 앞으로의 경기를 더욱 주목하게 한 문성현의 상승세는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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