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수많은 편견이 있다. 그 편견은 때때로 멀쩡한 사람을 실패자 혹은 낙오자, 사건의 용의자나 바람둥이로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 특히 아직까지도 '뚱뚱한 사람'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은 가장 심한 것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게으를 것이다’, ‘화를 낼 줄 모르고 웃기만 할 것이다’, ‘집에만 있을 것이다’ 등 우리 사회에서 남들과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들은 여러 편견의 시선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비합리적 사고와 편견이 비단 우리만의 것은 아니다.
도리스 되리 감독의 독일영화 ‘헤어드레서’(Die Friseuse, The Hairdresser)는 뚱뚱한 몸매 때문에 차별을 겪으며 온갖 불운과 맞닥뜨린 독일 여성의 이야기이다. 영화는 여주인공 카티(가브리엘라 마리아 슈메이데)가 한 손님의 머리를 손질하면서 자신의 과거를 들려주는 것으로 시작된다. 한 눈에 보기에도 무거워 보이는 그녀.

영화에서 보여주는 카티의 삶은 팍팍하기만 하다. 남편은 자기 친구와 눈이 맞아 바람이 나고, 고교생 딸은 엄마와 눈도 마주치지 않으려 한다.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미용실을 찾은 카티는 그녀가 능력있는 미용사임에도 불구하고 미용실 주인으로부터 "아름답지 않은 당신을 채용할 수 없다"는 말을 듣는다. 미용실 주인은 분명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개인이 사회의 편견을 깨부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카티는 사회의 편견을 부수기 보다 자신의 삶 속에서 행복을 찾는다. 이 영화는 카티가 손님의 머리를 마무리하며 끝난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카티의 마지막 대사는 “나는 만족해요”였다.

온라인 빅사이즈 의류 쇼핑몰 통큰남자(http://tknam.co.kr)의 CEO 장현민 씨는 뚱뚱했었다고 한다. 몸무게가 141kg에 허리 사이즈 50인치 바지를 입었던 장 씨는 꾸준한 운동과 자기 관리로 50kg 가까이 몸무게를 감량했다. 이로써 사회의 비이성적, 비합리적 편견으로부터 벗어났다고 한다. 현재 그는 지금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통큰남자의 의 피팅모델이기도 하다.
장현민 대표는 “그때와 지금이 다른 건 제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높아 졌다는 거예요. 그 외에는 크게 다른 건 없습니다. 그 때의 경험들이 제게 큰 거름이 됐어요. 그래서 빅사이즈 의류 전문쇼핑몰도 만들었구요, 다이어트 정보도 함께 제공하는 건강컨설팅도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빅사이즈 의류 시장에서 성장 할 수 있었던 이유가 ‘공감’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141kg이었을 때 옷 입는 것이 큰 스트레스였거든요. 사이즈도 맞는 게 없고 당시 디자인은 정말 별로였죠. 그래서 저는 디자인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어요. 큰 사람들이 옷을 잘 입으면 정말 근사하거든요. 한 번 찾아 오신 분들은 계속 찾아 오세요”라고 덧붙였다.
세상의 편견을 이겨내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편견을 무시하고 자기 삶 속에서 행복을 찾으며 사는 방법과 자기 안에서 변화를 일으켜 세상을 품는 방법이 그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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