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째 등판' 심수창, '불운' 꼬리표 뗄 것인가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8.09 06: 53

이적 후 첫 등판(3일 삼성전 6이닝 3실점)서 패하기는 했으나 가능성을 비췄던 투수. 두 번째 등판에서 제 본연의 투구를 보여줄 것인가. LG 트윈스에서 넥센 히어로즈로 적을 옮긴 심수창(30)이 롯데 자이언츠 타선을 상대로 개인 18연패 사슬을 끊기 위해 나선다.
 
심수창은 9일 사직 롯데전 선발로 내정되었다. 지난 7월 31일 후배 박병호와 함께 우완 릴리프 송신영, 선발 유망주 김성현의 반대급부로 LG에서 넥센으로 이적한 그는 올 시즌 18경기 동안 승리 없이 7패 평균자책점 4.98(8일 현재)을 기록 중이다. 좋은 편은 아니지만 1승도 없을 정도의 평균자책점은 아니다.

 
2006시즌 10승을 거뒀던 바 있는 심수창의 야구 인생. LG에서의 그는 여러모로 불운했다. 직전 해 10승을 거두고도 2007시즌 선발-중간을 오가며 불안한 입지 속에서 뛰었던 심수창은 2008년 6승으로 다시 가능성을 비췄다. 그리고 2009시즌 심수창은 또 하나의 요령을 터득했다.
 
단순히 직구-느린 변화구 패턴의 완급조절을 넘어 변화구 한 개 구종에도 구속 조절을 이용해 한 차원 높은 완급 조절투를 노린 것. 당시 시즌 초반 함께 호흡을 맞추던 포수 김정민(현 LG 배터리 코치)은 심수창의 투구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수창이가 구종을 추가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같은 슬라이더, 체인지업이라도 구속을 달리해 타자들의 타이밍을 절묘하게 빼앗았다". 그해 심수창은 김정민과 호흡을 맞출 경우 평균자책점이 2점 대 초반으로 굉장히 좋았다. 2009년 어린이날 두산전 12-0 대승 설욕전에도 심수창의 7이닝 무실점 승리가 최고 수훈이었고 당시 안방마님은 김정민이었다.
 
그러나 김정민의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 이후 공교롭게도 조인성과 호흡을 맞추면서 심수창의 경기력은 점차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그 해 8월 6일 잠실 KIA전서는 경기 도중 언쟁으로 인해 불명예스럽게 시즌을 마감한 심수창이다.
 
이후 심수창은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선발 혹은 계투로 본인이 못 던진 날도 있었으나 타선 지원이 없었을 때도 있었고 잘 던지다가도 교체 타이밍이 빨리 이뤄진 날도 있었다. '신이 심수창에게 얼굴을 주고 승운은 주지 않았다'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연봉도 3000만원까지 확 깎이고 말았다.
 
연이은 불운 속에 새 둥지를 틀게 된 심수창. 올 시즌 심수창의 롯데전 성적은 4경기 1패 평균자책점 5.56으로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피안타율도 3할3푼3리로 높았다. 그러나 그는 새 팀에서 새로운 환경 속 확실한 기회를 잡았다. 멘탈게임인 야구인 만큼 그가 또 한 번의 패배를 쌓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후배 박병호가 두산 3연전서 2홈런 5타점을 쓸어담으며 LG 쪽으로 기울어져 보였던 트레이드 전망의 추를 뒤바꾸고 있는 현재. 누구나 쉽게 가질 수 없는 완급조절 능력을 갖춘 심수창이 2년 여 만에 진심이 담긴 웃음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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