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훈-고동진, 한화의 믿음직한 윤활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8.09 06: 51

지난 겨울 한화는 전력보강이 거의 없었다. 그래도 기대할만한 전력보강은 군제대 선수들. 그 중에서도 내야수 한상훈(31)과 외야수 고동진(31)이 기대를 모았다. 그들은 보란듯 시즌 초반 적응기를 딛고 한화에 없어서는 안 될 전력들로 돌아왔다.
지난 7일 잠실 LG전에서 두 선수의 존재감이 유감없이 나타났다. 1-0으로 리드한 1회 1사 2·3루. 고동진은 LG 선발 박현준과 10구 승부를 벌였다. 무려 6차례 연속 파울로 걷어내며 끈질기게 괴롭힌 뒤 중견수 앞 2타점 적시타를 작렬시켰다. 기선제압에 성공한 순간. 한상훈은 1회 수비에서 이대형의 기습 번트 타구를 2루에서 1루로 베이스 커버 들어와 아웃시켰다. 자칫 이대형이 살아나갈 수 있는 상황에서 한상훈이 1루를 사수하며 신인 유창식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한상훈은 올해 91경기에서 280타수 72안타 타율 2할5푼7리 2홈런 24타점 12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타율을 조금 까먹었지만 2할6푼대 이상 타율을 꾸준히 유지했다. 여기에 팀내에서 가장 많은 도루와 리그 전체에서 가장 많은 20개의 희생번트를 성공시켰다. 한대화 감독이 "가장 믿음직스럽다"고 할 정도로 작전수행능력이 뛰어나다. 수비에서도 주전공인 2루뿐만 아니라 유격수-3루수도 수시로 이동하며 구멍나는 곳마다 메우고 있다. 수비와 공격에서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존재감을 유감없이 떨치고 있는 것이다.

고동진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58경기에서 102타수 25안타 타율 2할4푼5리 1홈런 13타점. 5월 한달간 2군에 다녀왔지만 그게 오히려 약이 됐다. 6월 1군 복귀 후 34경기에서 65타수 19안타 타율 2할9푼2리 1홈런 9타점으로 존재감을 떨치고 있다. 특히 대타로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대타로 22타수 7안타 타율 3할1푼8리 3타점을 기록했다. 2루타도 3개. 한화의 역전극을 살펴보면 승부처 때마다 대타로 나와 포문을 뚫어준 고동진이 있었다. 한 감독은 "상황에 따른 타격을 할 줄 아는 선수"라며 믿음을 보이고 있다.
한상훈과 고동진은 팀 내 최고의 노력파들이다. 한대화 감독도 "저렇게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 잘 되어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노력하는 모습이 진지한 선수들이다. 경기 후 특타도 마다하지 않는다. 한상훈과 고동진은 팀 내 중간 고참급 선수들이다. 팀이 제대로 잡히기 위해서는 중간층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화에서는 한상훈과 고동진이 그 역할을 잘 하고 있다. 그들은 한화에서 포스트시즌 경험이 있는 몇 안 되는 선수들이기도 하다. 두 선수 모두 "예전에는 선배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그만큼 책임감을 보이고 있다.
한화는 아직 4강을 포기하지 않았다. 4위 롯데와 승차는 7경기가 나지만 아직 시즌도 42경기가 남아있다. 마찰이 일어나는 곳마다 부드러운 윤활유 역할을 하는 한상훈과 고동진이 있는 한 한화의 4강 포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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