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대호 인턴기자] 지난 2009년 7월 16일, 삼성 라이온즈는 대구구장에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7회를 마칠 때까지 11-9의 리드를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8회 손시헌의 솔로포에 이어 9회 1사 만루서 또 손시헌에게 역전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11-12로 역전패하고 말았다. 이 경기가 삼성이 7회 이후 역전을 허용한 마지막 경기였다.
지난해 삼성은 주전 마무리 오승환이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서도 5회 리드 이후 53연승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그해 9월 4일 사직에서 롯데에 7회 동점을 허용하며 1-2로 역전패하며 기록행진은 중단됐지만 8,9회에는 여전히 역전을 허용하지 않아 ‘7회 이후 리드경기 연승’ 기록은 깨지지 않았다.
올해 역시 삼성은 7회 이후 단 한경기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9일 현재까지 삼성의 7회까지 리드 시 성적은 41승 1무. 정현욱(3승3패 1세 16홀 방어율 1.79)-안지만(10승4패 10홀 방어율 3.08)-권혁(1승1패 11홀 방어율 2.73)-권오준(1승1패 9홀 방어율 3.06)이 버티는 허리에 ‘돌부처’ 오승환(1승 33세 방어율 0.63)이 복귀한 이후 뒷문은 더할 나위 없이 단단해졌다.

결국 삼성은 7회까지 리드 시 2009년 시즌 말 17승과 지난해 67승, 그리고 올 시즌 41승까지 해 무려 125연승을 달리고 있다. 물론 8회와 9회 역전을 허용한 경기도 있지만 그 때마다 타선이 도와주며 결국 재역전승으로 이끌어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삼성은 여전히 철옹성을 자랑하는 불펜에 선발진까지 안정적인 활약을 보이며 지금까지 2위 KIA 타이거즈에 2.5경기 앞선 선두를 질주하며 2006년 이후 5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7회 리드 시 125연승'이란 기록은 삼성을 상대하는 팀에게 있어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온다. 단순히 계산해도 126경기서 단 한경기만 비기고 모두 승리했으니 상대팀 입장에선 7회까지 삼성에 리드당하고 있으면 경기에서 패할 확률이 99.2%에 달한다. 자연히 삼성과 맞붙는 팀은 초반 승기를 잡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는 생각에 심리적으로 쫓기게 돼 무리수를 두게 된다. 얼마 전 SK 와이번스 김성근 감독은 "마무리가 확실하니 야구가 쉬워진다"고 삼성의 힘을 강력한 뒷심에서 찾기도 했다.
최근 3년간 삼성은 철벽 불펜에 힘입어 메이저리그의 명포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라는 명언을 '끝났다 싶으면 끝난 게 맞다'로 바꾸고 있다. 올해 정규시즌을 41경기 남겨 둔 삼성이 '불펜 불패 신화'를 이어가 현재의 순위를 지켜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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