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손용석(24, 내야수)과 손아섭(23, 외야수)은 공통 분모가 많다. 부산고에서 한솥밥을 먹었고 근성과 투지로 똘똘 뭉쳐 있다. 그리고 롯데의 미래다.
손용석은 "아섭이와 닮은 부분이 많다. 그러나 위치가 다르다. 아섭이는 3번 타자"라며 "나보다 3년 빨리 스타덤에 올랐다. 그러나 아쉬운 부분은 없다. 학교 다닐때 같이 야구했고 아섭이는 중학교 때 부터 타고난 천재였다. 어릴 적에 오른손, 왼손 다 던졌다"고 추켜 세웠다. "그러고 보니 용석이형이랑 체격 조건도 비슷하다"는 손아섭은 "용석이형이 군대갔을때 '용석이형 아버님의 아들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고등학교 때 같이 야구해서 스타일이 비슷하다. 같은 감독님(고 조성옥 감독)께 배워 그런 것 같다"며 "용석이형이 3년 앞서 있다고 하는데 나는 아직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내가 군대간 사이 용석이형에게 자리를 뺏길까봐 걱정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들은 근성으로 똘똘 뭉쳐 있다. 이들에게 근성은 오래 전부터 몸에 밴 습관이다. 야구 관계자들은 "손용석과 손아섭은 박정태 2군 감독의 현역 시절을 보는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이 말하는 근성은 무엇일까. 손용석은 "누구나 마찬가지 일 것"이라며 "남들에게 쉽게 지지 않는게 근성 아닐까"라고 대답했다. 손아섭 역시 "야구를 배울때 그렇게 배웠다. 특히 조 감독님께서 근성을 많이 강조하셨다"며 "개인적으로도 지는 것을 싫어하고 잘 하려고 하다보니 팬들께 그런 모습으로 인식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근성 못지 않게 절박함을 갖고 있다. 이들에게 야구는 성공의 수단이 아닌 삶의 전부였다. "혼자 잘 먹고 잘 살자는 것도 아니고 내가 잘 하면 가족 모두가 좋아하신다. 요즘에는 매형 집안에서도 좋아하신다. 가문의 영광이다. 내가 잘 하면 집안 분위기가 달라진다". 손용석은 여유있는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허나 그의 마음 한 켠에는 아쉬움이 남아 있다. 손용석의 아버지 손경구 씨는 지난해까지 롯데 선수단 1군 버스를 운전했다. 올해부터 개인 택시를 몰고 있다. 손용석은 "아버지께서 되게 좋아하시지만 한 편으로는 정년 퇴임하시기 전에 함께 했다면 더 좋아하셨을 것"이라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손아섭은 네 가족의 실질적인 가장이나 다름없다. 그는 "어릴 적부터 많이 힘들게 자랐다"고 털어 놓으며 "야구 선수 가운데 부유하게 자란 선수들은 흔치 않다. 그 중에서도 더 힘들게 자랐다"고 말한다. 야구부 회비도 제대로 낼 수 없을 정도였단다. 손아섭은 말한다. "그런 부분이 지금 선수 생활하는데 큰 자극이 된다"고. 그리고 그는 "절박함이라는 표현이 워낙 힘들다 보니 내가 성공하지 않으면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하는데 그게 정말 싫었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욱 독기를 품었다"고 덧붙였다.

손용석과 손아섭은 '롯데의 미래'라고 표현할 수 있다. 몇년 뒤 롯데의 주축 선수로서 팀을 이끌 재목이다. 손용석은 "감히 내가 롯데의 미래라고 하긴 좀 그렇지 않는가. (전)준우형은 1번 타자로서 자리를 잡았고 아섭이는 타 구단에서도 3번 타자로 뛸 수 있는 재목이다. 나는 아직 미흡하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옆에 있던 손아섭은 "용석이형도 롯데의 미래"라며 "용석이형이 타석에 있을때 듬직하지 않냐. 못 치더라도 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무래도 그런 모습 때문에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에서 믿음을 가질 것 같다. 용석이형과 함께 뛰며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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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손용석-손아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