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더 이상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지 않았지만 19년 동안 타이거즈맨으로 함께 했던 이대진(36, LG 트윈스)에 대한 사랑은 여전했다.
KIA 팬들이 "이대진, 이대진"을 연호하며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대진은 9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전에서 팀이 0-2로 뒤지고 있던 8회말 2사 후 임찬규에 이어 구원 등판하며 마운드에 섰다.

이날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이대진은 7회부터 3루측 불펜에서 몸을 풀며 등판 준비를 했다.
경기 전 만난 이대진은 "중고등학교 이후 3루 덕아웃은 처음"이라면서도 "야구 다 똑같다. 그래도 KIA전인만큼 조금 더 긴장하고 던질 것이다"라며 웃었다.

이어 이대진은 "KIA 선수들과 대면한다는 것은 처음엔 어색할 것 같았다. 그러나 이게 다 추억이자 기회가 될 것 같다. 언제 또 이런 날이 오겠나"라며 투지를 불태웠다.
그리고 불과 몇 시간 후 마운드에 오른 이대진은 신종길과 상대했다. 이대진은 4구째 만에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직구 구속은 130km 중반에 머물렀으나 제구가 완벽하게 구사되면서 범타로 처리했다.
경기 후 이대진은 "특별한 감정은 없었다. 공 한 개 한 개 잘 던지고 싶은 마음 밖에 없었다"며 친정팀을 상대로 한 소감을 담담하게 밝혔다.
박종훈 감독 역시 "이대진을 더 지켜보겠다"고 말한 만큼 상황에 따라서 중간 계투로서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승패를 떠나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 KIA팬들의 성숙된 응원 문화 역시 박수를 받기에 충분히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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