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알아서 하겠지뭐."
경기 전 18연패 중이던 심수창(30)의 등판에 대수롭지 않은 표정을 지었던 김시진(53) 넥센 감독의 얼굴을 발갛게 상기돼 있었다.
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원정경기에서 팀을 3-1 승리로 이끈 김 감독이었지만 가슴을 쓸어내고 있었다. 김 감독은 "감독으로서 오늘이 올해 가장 부담이 되는 경기였다"면서 "내가 더 긴장되더라. 제일 힘든 경기였다. 내일 생각은 하지 않고 틀어막는데 주력했다"고 웃었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심수창에게 "부담갖지 말라"며 안심을 시켰다. 하지만 내심 어떻게든 빨리 연패를 끊어주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그러나 3-1로 리드를 하면서도 막판까지 알 수 없는 경기가 펼쳐지면서 김 감독의 마음은 복잡해졌다. 자칫 동점이라도 내주면 심수창의 연패를 끊기는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김 감독은 손승락을 8회 1사 1루에서 조기에 투입했고 앞서 오재영, 박준수, 이정훈을 짧게 끊어가면서 확실히 승리를 다지는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심수창과 악수하며 "마음 고생이 많았다"고 격려해줬다.
"박준수, 이정훈, 손승락 3명을 다 투입해 막으려 애썼다"는 김 감독은 "(이적 후)2경기만에 연패를 끊어서 다행스럽다"면서 "심수창의 능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앞으로 잘할 것으로 믿는다"고 신뢰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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