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가 바뀌었으니 앞으로 좋아질 것이다".
LG에서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바로 다음날. 프로야구 역대 최다 17연패 수렁에 빠져있던 투수 심수창(30)은 함께 트레이드된 내야수 박병호와 함께 KTX를 타고 넥센이 원정가 있는 대구로 이동했다. KTX를 타고 대구로 내려가는 창밖을 바라본 심수창은 "광수 생각이 많이 났다"는 인터뷰를 했다. 이 인터뷰를 한화로 이적한 김광수(30)도 봤다. 심수창에 앞서 지난달 11일 LG에서 한화로 트레이드된 김광수는 "난 KTX가 아니라 자가용 타고 이동했다"며 웃었다.
김광수는 심수창과 동기. 김광수는 인천고를 졸업하고 2000년 LG에 입단했고, 심수창은 배명고-한양대를 거쳐 2003년에 LG 유니폼을 입었다. 1981년생 동갑내기인 두 선수는 누구보다 마음이 맞았고 LG에 대한 애정도 깊었다. 그러나 나란히 만 서른이 된 나이에 트레이드를 통해 LG를 떠나야 했다. 김광수가 먼저 떠났고, 심수창도 20일 뒤 줄무늬 유니폼을 벗었다. 시즌 전 각각 마무리와 선발로 LG 마운드의 주축 선수로 기대를 모았지만 아쉽게도 시즌을 끝까지 함께 하지 못했다.

먼저 한화로 이적한 김광수는 빠르게 새 팀에 적응해가고 있다. 이적 전 21경기에서 1승2패6세이브 평균자책점 5.12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김광수는 한화 이적 후 6경기에서 1승1홀드 평균자책점 1.93으로 호투하고 있다. 특히 최근 5경기에서 8⅓이닝 무실점 행진을 벌이고 있다. 김광수는 "지금 현재 우리팀 분위기가 너무 너무 좋다. 감독·코치님께서도 많이 배려해 주시고 있다. 편안하게 야구할 수 있도록 힘이 되어주신다. 얼굴이 많이 폈다"며 활짝 웃어보였다.
그러면서 최다 18연패로 고생한 심수창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김광수는 "(심)수창이는 내 동기다. LG에서 함께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지금은 같이 말할 시간이 없겠지만 나중에 할 이야기가 많을 것"이라며 동병상련의 처지를 살폈다. 이어 김광수는 "수창이도 이제 분위기가 바뀌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 중압감이 없어지면 언제든 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며 옛 동료가 된 절친한 친구 심수창에 대한 애정과 행운을 빌었다.
김광수의 바람이 힘이 된 것일까. 심수창은 지난 9일 사직 롯데전에서 6⅓이닝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하며 마침내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 2009년 6월14일 잠실 SK전 이후 2년1개월25일 일수로는 786일 만에 승리투수가 되며 지긋지긋한 18연패 사슬을 끊었다. 넥센 이적 후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하며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2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2.92. 이제 넥센 선발진의 한 축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그들은 LG라는 울타리에서 함께 고민하고 고생했다. 하지만 김광수가 한화에서 새출발하듯 심수창도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고 넥센에서 재도약하고 있다. 김광수와 심수창 그들의 제2의 야구인생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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