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경기하는 것보다 더 긴장되더라".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강명구(31)는 지난 9일 사직 넥센-롯데전의 TV 중계를 지켜보는 내내 마음을 졸였다. "저녁 약속이 있었는데 단 번에 취소했다. 아내와 함께 TV 앞에 앉아 눈을 떼지 못했다. 내가 경기하는 것보다 더 긴장되더라".
강명구는 2002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세계대학야구선수권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심수창(넥센 투수)의 승리를 위해 두 손 모아 기도했다. 그는 10일 대구 한화전을 앞두고 "전광판에 0이 찍힐때마다 흥분됐다. 특히 7회 병살타가 나왔을때 혼자서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심수창은 6⅓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786일 만에 승리를 거두며 지긋지긋한 18연패의 늪에서 탈출했다. 심수창의 눈물 가득한 방송 인터뷰를 지켜보던 강명구는 자신의 트위터에 축하 메시지를 남겼다.
"사실 글을 남길까 말까 고민하기도 했다. 소속 구단은 다르지만 아끼는 후배가 정말 오랜만에 승리를 따냈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강명구는 "방송 인터뷰에서 우규민(LG 투수) 이야기만 하길래 조금은 섭섭하다"고 웃은 뒤 "경기 직후 전화와서 고맙다고 하던데 정말 짜릿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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