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처럼 진짜 기분 좋더라".
한화 12년차 우완 투수 김광수(30)가 '동갑내기 친구' 심수창(넥센)의 연패 탈출에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김광수는 10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경기 끝나고 새벽 2시에 전화 통화를 해서 축하한다고 말했다. 수창이가 연패 탈출한 것이 내 일처럼 기분 좋았다. 마음이 짠하더라"고 말했다.
심수창은 지난 9일 사직 롯데전에서 6⅓이닝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하며 마침내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 2009년 6월14일 잠실 SK전 이후 2년1개월25일 일수로는 786일 만에 승리투수가 되며 지긋지긋한 18연패 사슬을 끊었다. LG에서 심수창과 함께 한 김광수도 심수창의 연패 탈출에 누구보다 기뻐했다.

김광수는 "일부러 새벽 2시에 전화를 걸었다. 축하전화를 많이 받을 것 같아 마지막에 기억에 남으라고 일부러 늦게 전화했다"며 "박병호가 홈런을 쳤을 때에도 먼저 전화를 걸어 축하했다. 걔네들은 내가 홀드를 해도 전화가 없더라. LG에 있을 때 괜히 밥을 많이 사줬다"고 농을 던졌다.
김광수와 심수창은 1981년생 동갑내기. 지난 2000년 인천고를 졸업한 김광수가 먼저 LG에 입단했고, 심수창이 배명고-한양대를 거쳐 2003년 LG 유니폼을 입었다. LG에서 오랜 시간 한솥밥을 먹으며 우의를 다졌다. LG에서 심수창이 연패에 허덕이며 마음고생 한 모습을 김광수도 곁에서 지켜봤다. 그는 "수창이가 투구내용은 좋았다. 하지만 승리와 인연이 없었다. 말로 표현은 못해도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라고 헤아렸다.
김광수는 "LG에 있을 때 내가 투수 조장이었지만 동기라는 이유로 잘 챙겨주지 못했다. 괜히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며 "수창이에게 특별히 해줄 말은 없다. 선수는 아프지 않고 야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너무 욕심 내지 않고 풀타임으로 부상없이 오랫동안 야구했으면 좋겠다"고 진심 어린 덕담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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