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성 父, "유치원부터 한국 응원한 아들이 일본 대표가 될 줄이야"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1.08.10 18: 50

"유치원부터 한국을 응원했던 (이)충성이가 이런 큰 경기에 일본 대표로 나올지는 몰랐다".
이충성은 10일 일본 삿포로돔서 열리는 한국과 일본의 친선경기에 일본 대표로서 이름을 올렸다. 이충성은 현재 J리그의 득점 1위(10골)를 달리고 있는 만큼 골로 한국을 무찌르는데 전력을 다할 생각이다.
한때 한국의 18세 이하(U-18) 대표팀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던 재일 교포 4세 신분인 이충성은 일본 대표가 됐음에도 주위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이충성의 아버지 이철태 씨는 "일각에서 일본 대표에는 한국계 선수가 필요 없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그렇지만 아시안컵 결승전 결승골로 그런 입을 닫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충성의 일본 대표는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다. 이 씨는 "충성이가 유치원 때부터 한일전을 하면 도쿄 국립경기장에 데려가서 '한국 이겨라! 한국 이겨라'고 하면서 응원했다"면서 "그런데 이런 큰 경기(한일전)에 충성이가 일본 대표로 출전할지는 생각조차 못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충성이의 일본 대표 선발이 한국과 일본의 친선 관계가 가까워지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 어쨌든 축구 경기이고 스포츠이니 한 국가의 대표로 선발된 만큼 열심히 해야 한다. 좋게 생각했으면 좋겠다"며 "역사상 큰 문제가 있지만 과거는 과거고, 이제는 양국의 미래를 위해 좋게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또 "난 한국인이다. 이번 경기가 한국과 일본의 경기이다 보니 말 못하는 무거움이 있다. (충성이가) 경기를 잘하면 되는데 나는 아무 말을 할 수 없다"며 한국인 그리고 일본 대표 선수의 아버지라는 역할 사이에서 어려움이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이충성은 한일전에 원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 한국의 골문을 노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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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삿포로(일본)=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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