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박주영(AS 모나코)와 혼다 게이스케(CSKA모스크바)가 상반된 경기력으로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은 10일 일본 삿포로돔서 열린 일본과의 75번째 친선 경기서 가가와 신지에게 2골을 허용하며 0-3으로 패했다. 한국은 1974년 한일정기전서 일본에 1-4로 패한 후 37년 만에 3골차 패했다.
이날 승부는 양국을 대표하는 최고 스타인 박주영(AS모나코)과 혼다 게이스케(CSKA모스크바)에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완전히 딴판이었다.

둘은 여러 모로 닮았다. 박주영과 혼다는 매 시즌 여름과 겨울이 되면 온갖 이적 설에 휘말린다. 올 여름도 예외는 아니었다.
일본의 '에이스' 혼다는 자신의 진면목을 그대로 나타냈다. 이미 혼다는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에서 자신의 위력을 유감없이 뽐냈다. 혼다는 당시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일본을 16강으로 이끌었다.
J리그 나고야 그램퍼스 출신인 혼다는 네덜란드 VVV-벤로를 거쳐 지난해 CSKA 모스크바에 입단했다. 올시즌 성적은 20경기 출전 6골. 러시아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CSKA 모스크바의 에이스로 폭발적인 모습을 보이는 중.
이미 한일전서도 혼다의 파괴력은 증명됐다. 지난 1월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혼다는 준결승에서 자신의 위력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강력한 피지컬 능력을 비롯해 날카로운 패스 연결로 한국의 수비진을 괴롭히면서 일본의 공격을 이끌었다.

이날 경기서도 혼다는 자신의 위력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한국의 측면수비가 무너지면서 가가와 신지(도르트문트)가 움직이자 혼다의 패스는 춤을 추기 시작했다. 최근 분위기가 좋았던 혼다에게 날개를 달아준 격이 됐다.
혼다는 이날 경기서 골 맛도 봤다. 후반 8분 고마노가 왼쪽 측면을 돌파한 후 왼발슛을 날렸고 골키퍼 정성룡이 막아낸 공은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에 있던 기요다케 앞으로 떨어졌다. 기요타케는 페널티 박스 중앙에 있던 혼다에게 논스톱 패스를 연결했고 혼다가 왼발슛으로 득점을 올렸다.
그동안 일본 축구의 미드필더에서는 뛰어난 선수가 많았다. 그러나 정신적 지주로의 역할까지 한 선수는 없었다. 하지만 혼다는 이날 두가지를 증명해내며 일본의 에이스라는 자부심까지 선보였다.
반면 한국의 주장 박주영은 소속팀을 정하지 못한 경기력 부재가 그대로 나타났다. 이미 한일전을 앞두고 파주 NFC에 입소해 훈련을 실시했지만 몸상태가 정상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려웠다. 코칭 스태프가 심혈을 기울였지만 상황을 돌리기에는 여의치 않았다.
이날도 박주영은 후반 13분 윤빛가람(경남)과 교체됐다. 최전방 공격수로 내보냈지만 수비에 가담하는 시간이 많았다. 박주영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중원에서 밀리면서 박주영이 수비에 가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양팀의 에이스는 비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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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삿포로(일본)=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