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성(26, 일본명 리 다다나리, 산프레체 히로시마)이 결정적인 패스로 한국전 무승 행진을 끊었다.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이 지휘하는 일본 축구대표팀은 10일 일본 삿포로돔서 열린 한국과 75번째 친선 경기서 2골을 기록한 가가와 신지의 맹활약에 힘입어 3-0 대승을 차지했다.
일본은 2005년 8월 승리 이후 6년 만에 한국전 승리를 거뒀고, 1974년 한일 정기전 4-1 대승 이후 37년 만에 3골차 승리를 거뒀다.

이날 한국은 일본의 장점이라 불리는 중원 패스 플레이를 잘 차단했지만, 좌우 측면에서의 날카로운 침투와 그에 이은 크로스를 제대로 차단하지 못하며 잇달아 골을 내주며 말 그대로 참패를 당했다.
일본은 전반 초반부터 한국을 압도했다. 말 그대로 우위를 잡은 것. 한국으로서는 방법이 없었다. 일본의 중원을 막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전방에서부터의 포어체킹에 실패하며 측면을 내주고 말았기 때문.
그러나 일본은 골을 터트리지 못했다. 좀처럼 문전에서 결정을 짓지 못했기 때문. 그런 상황에서 한국은 조금씩 분위기를 가져가며 반전을 꾀했다. 그렇지만 한국의 희망은 금새 무너졌다. 바로 이충성 때문. 이충성은 전반 35분 엔도 야스히토의 패스를 문전에서 받아 옆으로 쇄도하는 가가와 신지에게 연결, 선제 결승골을 이끌어 냈다.
이충성의 이러한 모습은 자케로니 감독이 원하던 바였다. 현재 일본의 약점은 원톱 스트라이커로 지적되고 있다. 강력한 중원과 측면을 지니고 있지만 그걸을 해결해줄 스트라이커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날 이충성의 활약은 일본이 원하던 바였다.
비록 골을 기록하지 못하며 스트라이커로서 본연의 임무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문전에서의 연계 플레이로 2선에서 침투하는 혼다 게이스케와 가가와에게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주는 데에는 성공했다.
이충성의 이런 활약은 오는 9월 2일부터 열리는 월드컵 3차 예선 선발에 청신호다. 원톱 스트라이커를 확정짓지 못한 일본으로서는 한국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이충성에게는 기회를 계속해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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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삿포로(일본)=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