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선수단, 연패 탈출 위해 목이 쉬어라 외쳤다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8.11 07: 00

3연패에 빠지며 4강 경쟁에서 롯데에 밀리던 LG 트윈스가 모처럼 불을 뿜은 타선 덕분에 웃었다.
LG는 10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전에서 1-3으로 뒤지던 7회초 이진영의 동점 적시타와 오지환의 역전타 등 대거 12점을 뽑아내며 13-4로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의 가장 큰 비결은 올 시즌 한 이닝 최다 득점인 12점을 뽑아낸 타선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기록상으로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3연패를 탈출하고 한 이닝에만 12점을 폭발시킬 수 있었던 것은 선수들이 잘 친 부분도 있지만 3루 덕아웃에 있던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두가 하나로 뭉쳐 목이 쉬어라 외쳤기에 가능했다.
사실 LG는 이날도 KIA 선발 좌완 박경태에 고전하며 4회까지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 7일 잠실 한화전 6회 이후 무득점이었다. 그러나 5회 서동욱의 1타점 적시타로 무려 17이닝 만에 득점에 성공한 LG는 7회 9안타, 4볼넷, 상대 실책 1개를 묶어 12점을 폭발시켰다.
선두타자 김태완이 좌전안타로 출루하자 LG 덕아웃은 분주해졌다. 선수들은 모두가 엉덩이를 떠서 박수를 치기에 바빴고, 손영민이 던진 볼 하나에도 고함 소리를 외쳤다. 고함 소리에는 신인과 베테랑, 그리고 코칭 스태프가 없었다.
막내 임찬규를 비롯해 파이팅 넘치는 윤상균, 그리고 김용일 트레이닝 코치, 염경엽 수비 코치도 박수와 함께 파이팅을 끊임없이 외쳤다.
그 덕분이었을까. LG 타자들은 2번 이진영부터 오지환, 박용택, 이병규까지 4타자 연속 적시타가 터졌다. 박용택이 5구째 좌측 파울을 치자 덕아웃에 앉아있던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 모두가 아쉬워했다.
사실 프로 경기에서 선수들이 상대 투수가 던진볼 하나 가지고 박수를 치거나 소리를 지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더불어 코치들까지도 그렇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힘들다.
그러나 LG는 했다. 이유가 있었다. LG는 광주 원정을 떠나기 전 잠실구장에서 소수의 팬들로부터 뼈아픈 질책을 받았다. 최근 LG가 연패에 빠진 부분도 있었지만 경기 내용 역시 좋지 못했기에 팬들의 분노 지수가 높았다.
선수들도 마음 속에 답답한 부분이 많았다. 못하고 싶은, 못치고 싶은 선수는 아무도 없다. 그러나 지난 4월 개막부터 이제 100경기를 앞두며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서동욱은 무려 8kg이나 빠졌다. 일반인이라면 상상하기도 힘든 체중 감량이다. 모든 선수들의 움직임이 무뎌진 이유다. 게다가 팀 성적도 좋지 않자 선수단 분위기도 시즌 초에 비해 떨어졌다.
그러나 LG 선수들은 경기 후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3연패를 끊어냈다는 점도 있지만 모두가 하나가 되면서 파이팅을 외쳤다는 사실에 경기를 마치고 나서도 덕아웃에는 웃음꽃이 가득했다.
'캡틴' 박용택은 "연패에 빠진 가운데 선수들 모두가 이기려는 의지가 강했다"고 말한 뒤 "오늘을 계기로 팀이 다시 상승세를 탈 수 있도록 하겠다. 주장으로서 팀이 꼭 4강 싸움에서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종훈 감독 역시 "오늘 경기로 팀 분위기를 바꾼 것이 크다"면서 "오늘과 같은 타선의 집중력이면 다음 경기에서도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며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큰 산을, 아니 큰 파도를 넘긴 LG. 어려움을 통해 선수단이 더욱더 굳건해진 만큼 상승세를 이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10일 밤 광주구장 3루 덕아웃 분위기와 파이팅을 잊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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