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삼성이라서 200S 도전 가능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8.11 08: 52

"동료들이 경기를 잘 만들어준 덕분이다".
삼성 '슈퍼 마무리' 오승환(29)은 언터처블이다. 올해 41경기에서 1승34세이브 평균자책점 0.62. 이닝당 출루허용률 0.69, 피안타율 1할3푼1리, 9이닝당 탈삼진 12.3개는 아시아 한 시즌 최다 세이브 신기록(47개)을 세운 지난 2006년 평균자책점(1.59), 이닝당 출루허용률(0.69), 피안타율(0.160), 9이닝당 탈삼진(12.4개)을 능가하거나 비슷하다. 특히 지난 5월21일 대구 두산전을 시작으로 26경기에서 26⅓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나가고 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오승환이 있어 든든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강력한 마무리투수가 대기하고 있다는 건 언제나 상대를 압박한다. 삼성의 1위 질주에는 완벽에 가까운 마무리투수 오승환의 역할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끊이지 않고 있다. SK 김성근 감독도 "삼성은 마무리하기 확실하니 야구하기 쉬워진다. 오승환은 140km 중반대 공을 던지면서도 볼끝이 좋아 가운데 몰려도 쉽게 칠 수 없다"고 부러움을 나타냈다. 한화 한대화 감독도 "FA 되면 돈 많이 벌겠다"며 벌써부터 오승환의 몸값에 관심을 보였다.

경기고-단국대를 졸업하고 지난 2005년 2차 1번 전체 5순위로 삼성에 지명된 오승환은 그해 4월27일 대구 LG전에서 2이닝 퍼펙트 피칭으로 데뷔 첫 세이브를 따냈다. 2006년에는 아시아 한시즌 최다 세이브 47개를 기록했고, 2007년 9월18일 광주 KIA전에서는 최소경기(180경기) 10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어느덧 333경기에서 199세이브로 최연소·최소경기 200세이브에 단 1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오승환은 "팀이 이기는 경기에서 세이브 상황을 잘 만들어주기 때문에 좋은 성적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팀 모든 선수들에게 도움을 받고 있다. 특히 불펜 투수들이 좋기 때문에 위기 상황보다는 9회만 막으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체력적인 부담도 없고 과부하도 걸리지 않는 듯하다. 삼성에 있기 때문에 200세이브에 도전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현욱 안지만 권오준 권혁 등 수년째 강력한 불펜투수들과 함께 하는 오승환이다.
이효봉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도 "오승환은 의심의 여지없는 최고의 마무리다. 특히 삼성에 있기 때문에 더욱 위력적이다. 나머지 불펜 투수들도 좋기 때문에 오승환이 무리할 필요가 없다. 롱런할 수 있는 이유"라고 평가했다. 올해 오승환은 세이브 34개 중 17개가 1점차 상황에서 거둔 것이지만 넘겨받은 승계주자는 10명밖에 되지 않는다. LG에서 마무리투수로 활약한 21경기 동안 14명의 승계주자를 넘겨받은 김광수(한화)와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지는 차이. 1점차 압박은 컸지만 주자에 대한 부담은 적었다.
물론 오승환은 승계주자 10명을 단 한 명도 홈으로 보내지 않았다. 득점권에서도 20타수 1안타로 피안타율이 5푼에 불과하다. 그는 "세이브 상황에서 세이브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 팀원들이 잘 만들어 놓은 경기를 잘 마무리해야 한다"고 사명감을 드러냈다. 34세이브로 이 부문 2위 정대현(SK·13개)과도 무려 21개가 차이 나는 독보적인 레이스에 대해서도 오승환은 "누구랑 경쟁한다거나 의식하는 건 원래부터 없었다. 2006년에도 마찬가지였다. 몸 상태가 좋기 때문에 아프지 않고 던질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고 했다.
오승환이 있어 삼성은 든든하다. 오승환도 삼성에 있어 더 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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