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주전 출장' 한화 나성용, "기회 잘 살리겠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8.11 10: 55

"어이, 나포 빨리 준비해".
지난 10일 대구구장. 삼성과 홈경기를 앞둔 한화 선발 라인업에 낯선 이름이 들어가 있었다. 8번타자 포수 나성용(23)이었다. 신경현의 컨디션 난조로 나성용이 긴급 대타 투입된 것이었다. 광주 진흥고-연세대를 졸업하고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전체 17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나성용의 1군 무대 4번째 경기가 첫 선발출장 무대. 경기 직전 '나포'를 찾는 조경택 배터리코치의 목소리도 다급했다. 경기 직전까지 블로킹 훈련에 집중했다.
나성용은 시범경기에서 김광현(SK)에게 홈런을 터뜨리는 등 2경기 연속 대포 아치로 스타덤에 올랐다. 시즌 개막 엔트리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개막 2연전이 끝난 뒤 2군으로 내려갔다. 개막 연전에서는 3~5선발을 엔트리에서 빼놓기 때문에 일종의 보너스 엔트리 개념이 있다. 나성용이 그 케이스였다. 그는 2군에 내려간 뒤 정확히 4개월이 지난 5일 잠실 LG전에 다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한대화 감독은 나성용에 대해 "아직 수비가 부족하고, 타격은 변화구에 약점이 있다. 당장 1군에 있는 것보다 2군에서 경기를 많이 뛰어보며 경험을 쌓는 게 좋을 것"이라며 "앞으로 한화 장래를 책임질 포수로서 자질이 있다. 한 번 키워볼 만한 선수"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주장 포수 신경현도 "우리팀 미래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팀의 기대 속에 나성용도 2군에서 기량향상을 위해 스스로를 강하게 단련시켰다.
나성용은 "처음 2군에 내려갈 때에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내게 많은 도움이 된 듯 같다"고 떠올렸다. 2군에서 나성용은 주전 마스크를 쓰며 실전 경험을 쌓았다. 경기 전후로 많은 연습시간을 가졌다. 그는 "1군에서는 그렇게 많이 연습할 시간이 없었을 것이다. 2군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데 힘썼고 그 시간들이 지금의 나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담담하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날 경기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포수 마스크를 쓴 나성용은 김상수에게만 3차례나 베이스를 내주는 등 도루 4개를 허용하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송구를 하다 공을 땅에 패대기치기도 했다. 공격형 포수답게 7회 우측 깊숙한 2루타로 프로 데뷔 첫 안타를 신고했지만 8회 2사 만루 찬스에서는 안지만과 승부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가능성과 과제를 동시에 보여준 선발 데뷔전이었다.
나성용은 "내가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자신감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 팀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긴장하지 않고 찾아온 기회를 잘 살리겠다"고 다짐했다. 나성용이 남은 시즌 한화 리빌딩의 일원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 한 번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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