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준엽 "철 들기 싫어.. 결혼 못할 것 같다"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1.08.11 11: 30

“도전의 원동력이요? 철없음이죠.”
 
구준엽의 대답은 간결했다. 지난 2003년 DJ로 데뷔해, 국내 대표적인 DJ로 활약 중인 그는 독특한 작품을 만들어내 화제를 모으는 미술가이자, 잘나가는 식당을 경영하는 사업가다. 직접 만든 ‘아이언맨 옷’을 입고 무대에 서고, 홍대 거리에 서서 그래피티를 그리고, 고개를 푹 숙이고 아이폰 해체 작업에 몰두하는 그의 모습은 ‘괴짜 싱글’의 모습에 가깝기도 하다.

 
그의 도전정신은 또 한번 빛을 발할 예정. 그는 DJ KOO로서 첫 앨범 ‘돌아와 리믹스’를 출시, 클론의 12년전 히트곡 ‘돌아와’를 최근 전세계에서 가장 트렌디하고 핫한 일레트로닉 장르로 리믹스했다. 이후 미국, 유럽 등에도 진출할 계획. DJ가 국내 가요로 리믹스곡을 발표해 해외에서 활동하는 것은 처음이다.
 
“편곡은 제가 했고요. 영국에서 케미컬 브라더스 등의 앨범에 참여한 유명 엔지니어 사이먼 데이비가 믹싱과 마스터링을 맡았어요. 12년된 노래가 다시 태어난 거죠. 박미경 누나의 목소리를 듣더니,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보컬에 힘이 좋다고 감탄하던데요.”
 
최근 MBC ‘나는 가수다’ 등 예전 노래를 재해석해 부르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모으면서 ‘편곡’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상태. 구준엽 역시 최근 김범수와 함께 ‘희나리’의 일레트로닉 무대를 꾸며 큰 화제를 모았다.
 
“제 손을 거쳐서 노래가 새 새명을 얻는 거니까, 재미있죠. YB의 ‘나는 나비’도 해뒀어요. 노래가 정말 좋더라고요.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선보이고 싶어요. 이번 앨범은 DJ로서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고 싶어서 기획했어요. 내 파티때, 내가 편곡한 걸 틀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처음부터 일레트로닉이 주류가 되리라고는 기대 안해요. 이번 곡으로 가볍게 ‘인사’를 한 거고요. 다음 곡을 계속내서, ‘악수’도 하고 ‘포옹’도 해야죠.”
 
그는 무대 위에서 착용하는 의상과 액세서리를 거의 모두 직접 제작한다. 그의 미니홈피에는 그가 고개를 푹 숙이고 부품을 지지고 붙이는 사진이 다수 게재돼있다. 연애는 안하고, 혼자서 집에 틀어박혀 뭔가에 몰두하는 게 ‘오타쿠’를 연상케 하기도 한다.
 
“하하. 제 모습이 그렇긴 해요. 그런데 전 정말 재미있어요. 얼마 전엔 테잎 아트로 전시회도 열었고요. 흰 신발을 호피무늬로 바꾸거나 헤드폰에 큐빅을 붙이는 것도 제 일이죠. 헬멧도 만들고요. 아이폰 해체했다가 다시 붙이는 거요? 한두시간이면 돼요.(웃음)”
주위에서 걱정하는 소리가 높은 건 어쩔 수 없다. 구준엽은 그래도 철 들기 싫다며 강경하다.
 
“어머니가 늘 ‘쟤는 자기가 26살인 줄 알아’라고 잔소리하시는데요. 사실 맞는 말이에요.(웃음) 철 들면 도전 못하잖아요. 결혼해야 되고, 저축해야 되는데 도전을 어떻게 해요. 철 들면 그 즉시 아무 것도 안하고 저금하고 집안만 돌볼 것 같은데, 전 아직 그러고 싶지 않아요. 새로운 걸 보면 꼭 직접 해봐야 하거든요. 그래서 여자친구도 절 구속하지 않는 스타일이 좋아요. 그런데 그런 분이 별로 없죠. 그러니 결혼을 못할 것 같아요. 제가 정신을 못차린 거죠.(웃음)”
 
그의 머리 속에는 아직도 도전할 거리가 많이 남았다. 우선 이번에 출시할 ‘돌아와’ 리믹스 음원이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어 유럽의 가장 핫한 클럽에 진출하는 게 목표. 미술 작품으로는 개인전도 해보고 싶고, 국내에서는 꾸준히 일레트로닉 리믹스 음원을 발표해 주류 장르로 만들고 싶다.
“지난 3월에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에 다녀왔어요. 세계 최고 일레트로닉 뮤직 페스티벌이거든요. 전 세계 DJ 1등부터 100등까지만 무대에 설 수 있었는데요. 제가 한국 DJ 중에 유일하게 참여했어요. 정말 공부도 많이 됐고요, 자신감도 생겼어요. 언젠가 넘버원 클럽에 설 날이 오길 바라고 있어요.”
rinny@osen.co.kr
<사진>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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