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중 투수들이 투구 전에 흰색 가루를 손에 묻히고 투구를 하는 모습을 보셨을 텐데요. 어떤 보기엔 밀가루처럼 보이기도 하는 것이 바로 로진백 입니다. 로진백 성분은 소나무 송진입니다.
정금조 KBO운영팀장은 "로진백은 투수들의 손에서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묻히는 물품이다. 새 공의 경우 미끄러움이 심해서 투수들이 손에 묻히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고 정의했습니다.
로진백은 보통 투수들이 사용을 합니다. 다른 포지션에 있는 선수들이 사용하는 것을 자주 보지는 못하는데요. 이에 관련해서 로진백에 관한 특별한 규정이 있을까요. 정 팀장은 "규정은 특별히 있지 않다. 투수, 포수 이외의 야수들도 사용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야수들은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한때 KBO는 포수들의 로진백이 밖에 나와 있는 것이 지저분해서 주머니에 넣고 쓰라고 하기도 했다. 현재는 특별한 규제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3일 문학 SK-LG전에서는 LG 투수 박현준이 3-1로 앞선 5회말 1사 1루에서 김성근 SK 감독으로부터 항의를 받았습니다. 평소 로진을 손바닥에 묻힌 후 입김으로 불어내는 투구 전 버릇에 대해 '투수로서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 아닌가'하는 것이 어필 내용이었습니다. 김 감독은 직접 박현준이 로진을 부는 시늉까지 직접 시연해 보였는데요.
이에 박종철 주심은 '경기를 하는데 지장이 없으며 로진을 많이 묻히는 것보다 불어내거나 털어내는 것이 맞다'고 설명하면서 박현준에게 타자 쪽인 정면으로 로진을 불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상황에 대해서 정 팀장은 "일반적으로 심판이 현장에서 두 가지를 지적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과도하게 묻히는 행위, 두 번째는 과도하게 묻히는 행위를 통해서 타자들이 지장을 받을 경우다. 대회 요강에서는 투수가 과도하게 묻힐 경우 경고를 줄 수 있다. 더 심할 경우 볼을 줄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박현준은 김성근 감독의 항의에 어떤 느낌이었을까요. 일단 마운드 위에 있는 투수들은 매우 예민합니다. 아주 작은 것에 전혀 다른 결과를 연출하기도 합니다. 혼신의 1구를 던지기 때문인데요. 이 때문에 상대팀에서는 투수들의 리듬 또는 밸런스를 흔들려고 파고듭니다. 박현준도 "처음엔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SK 시절에도 그렇게 했는데 팀이 바뀌고 나서 항의를 받았다"면서도 "그러나 덕분에 투지가 살아나 투구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금은 의식이 됐지만 그래도 잘 극복했죠.
로진백과 관련해 상대팀의 항의는 극히 드뭅니다. 지난 2009년 롯데 투수 조정훈이 손에 로진백을 묻힌 후 가루를 털어내지 않고 곧바로 던지면서 상대팀의 항의를 받았습니다. 조정훈은 손에 땀이 많이 나서 많이 묻히지 않으면 손에서 공이 빠지곤 합니다. 그러나 이후 롯데 구단이 메이저리그 로진백을 구해왔고, KBO로부터 사용 허가를 받아 '조정훈룰'이라는 것도 만들어졌습니다.
과거 일본프로야구 히로시마 사사오카 신지 역시 로진백을 많이 묻히는 것로 유명했는데요. 그래서 어떤 이들은 "사라지는 공을 던지려고 한다"고 농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세이부 구원투수 오사다 슈이치로는 송진 알러지 때문에 흙을 손에 묻히고 던지는 것이 허용됐다고 합니다.
일본프로야구의 경우 올해부터 미즈노사의 공이 공인구가 됐습니다. 이 때문에 로진백도 미즈노사만 가능합니다.
KBO는 지금까지는 로진백의 성분 및 로진과 관련된 특별한 규정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올 시즌 종료 후 로진백 성분을 검토하고, 선수들 행동 수칙도 세울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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