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한대화 감독이 중심타선의 거듭된 부진에 고육지책을 썼다.
한화는 11일 대구 삼성전에서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대타 요원 이양기(30)가 4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양기의 4번타자 선발출장은 개인 3번째. 올해는 지난 4월28일 목동 넥센전에서 4번타자 선발출장한 바 있다. 중심타선의 부진에 대한 답답함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3번타자 장성호는 7월 이후 22경기에서 76타수 16안타 타율 2할1푼1리 1홈런 6타점으로 슬럼프에 빠져있다. 볼넷 14개를 얻으며 출루율 3할을 기록하고 있지만 장성호답지 못한 성적. 여기에 4번타자 최진행도 7월 이후 17경기에서 64타수 15안타 타율 2할3푼4리 1홈런 8타점으로 침묵을 지키고 있다. 카림 가르시아도 7월 이후 22경기에서 4홈런 10타점을 올렸지만 타율은 2할7리에 불과하다.

한대화 감독은 "장성호나 최진행 모두 스프링캠프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그 영향으로 체력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장성호는 오른쪽 어깨, 최진행은 허리 통증을 이유로 스프링캠프를 애초 참가하지 못하거나 중도에 빠졌다. 한 감독은 "지난해에는 강동우가 간염으로 캠프 도중 귀국한 뒤 죽쒔다. 올해는 캠프를 잘 소화한 덕분에 활약이 좋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가르시아도 마뜩치 않다. 한 감독은 지난 10일 대구 삼성전을 복기하며 "가르시아의 스윙이 커졌다. 상대 투수가 흔들리고 있는데 볼을 너무 쉽게 건드려서 아웃됐다. 그걸로 분위기가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날 가르시아는 3회 2사 만루 찬스에서 삼성 선발 덕 매티스의 초구를 건드려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아웃됐다. 그 이전 매티스는 14개 공 중에서 스트라이크가 3개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제구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결국 이날 이양기가 4번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상대 선발이 좌완 장원삼이라는 것도 고려됐다. 장성호와 가르시아는 각각 3번과 5번 자리를 지켰지만 최진행은 6번으로 타순이 내려갔다. 4번타자 이양기라는 고육지책을 쓴 한대화 감독의 한 수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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