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했으면 후회했겠죠?".
현대건설의 레프트 이보라(23)가 11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1 수원·IBK 기업은행컵 프로배구대회 A조 1차전에서 인삼공사를 세트스코어 3-1로 물리친 뒤 꺼낸 얘기다.
이날 2년 여 만에 코트를 밟은 이보라는 무릎 수술만 4번 받은 선수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활약을 선보였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16점을 올렸고, 서브와 블로킹도 각각 하나씩 성공시켰다.

이보라에게 칭찬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 황현주 현대건설 감독은 "오늘처럼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환한 미소를 지으며 엄지를 치켜 올렸다.
아직 이보라가 주전을 장담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다. 대표 선수들이 복귀하면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한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외국인 선수의 존재도 있다. 약점인 리시브도 꾸준히 끌어올려야 한다.
그러나 이보라는 긍정적이다. 경기에 나설 수도 없었던 과거를 생각하면, 지금은 희망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현대건설이 자신과 궁합이 맞는 빠른 배구로 돌아선 것도 도움이 됐다.
이보라는 "2년 동안 믿어준 구단 그리고 기회를 주신 황현주 감독님께 고맙다. 재활과 훈련이 힘들었지만, 포기했다면 후회했을 것이다. 은퇴하지 않아 오늘 같은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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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수원=이대선 기자 suu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