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이대호 인턴기자] "박한이랑 박석민이 터져주면 좋을텐데".
11일 대구구장에서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를 앞둔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48) 감독은 최근 득점력 빈곤에 한숨을 내쉬며 두 선수를 언급했다.
류 감독은 "중심에서 최형우는 잘 쳐주는데 박한이와 박석민 둘이 부진하니 득점력이 저조해졌다"면서 "둘만 잘 해주면 시원하게 터질 것 같다"고 입맛을 다셨다. 11일 경기 전까지 후반기 12경기에서 박한이는 타율 1할7푼1리 4타점, 박석민은 타율 2할7리 4타점으로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었기에 류 감독은 두 타자의 분발을 요구한 것이다.

이러한 류 감독의 말을 들었을까. 11일 경기에서 박한이는 1회 무사 1루에서 좌중간을 꿰뚫는 적시 2루타로 경기 만에 귀중한 타점을 추가했고 박석민은 6회 30일 만의 솔로포로 손맛을 봤다. 그렇지만 이날 삼성의 득점은 두 선수가 올린 2점이 전부였다.
믿었던 4번 타자 최형우는 1회 1사 2루서 땅볼, 3회 1사 1,2루서 병살타를 기록하며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고 팀 잔루는 9개에 달했다. 결국 삼성은 한화에 2-4로 패하며 후반기 세 번째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삼성은 후반기 13경기서 10승3패로 '쾌속 순항'하며 2위 KIA에 2경기 앞선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후반기 10승 모두 선발승일 정도로 선발진이 안정됐고 불펜의 강력함도 여전하다. 하지만 후반기 경기당 평균 득점은 4점이 채 못 되는 3.92점이고 8월 들어서는 8경기에서 25득점에 그치며 경기당 평균 득점이 3.13점까지 추락했다.
8월 삼성의 득점 빈곤은 '적시타 가뭄'이 원인이다. 8월 삼성의 득점권 타율은 1할6푼3리로 시즌 득점권 타율인 2할6푼5리에 크게 못 미친다. 또한 8월 8경기서 홈런이 2개에 그치며 장타력이 실종된 것도 한몫했다. 홈런 19개로 팀 홈런 1위인 최형우는 지난달 12일 목동 넥센전 이후 한 달째 홈런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고 홈런 11개로 팀 홈런 2위에 올라 있는 박석민 역시 11일 경기에서 30일 만에 홈런을 추가했다.
득점 빈곤에 시달리는 삼성에게 반가운 소식은 부진했던 박한이와 박석민이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2번 박한이가 살아나고 3번 박석민이 받쳐 준다면 자연스럽게 4번 최형우의 파괴력은 배가될 수밖에 없다. 또한 전반기 막판 손가락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신인왕 후보' 배영섭도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김상수가 톱타자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지만 3할 타자 배영섭의 가세는 슬럼프에 빠진 삼성 타선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투수의 힘으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성이 선두를 굳히기 위해선 타선의 분발이 필수적이다. '집단 무기력증'에 빠졌던 삼성 타선이 선두 싸움의 분수령이 될 KIA와의 홈 주말 3연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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