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일 만에 승리'양현종 뒤에 간베 전 코치 있었네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8.12 06: 55

양현종(23, KIA 타이거즈)은 이 사람만 만나면 마음이 편해진다. 자신에게 정신적 멘토와 같은 간베 도시오(68) 전 KIA 투수코치다.
양현종이 11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7⅓이닝 동안 5피안타 4사사구 2실점(2자책)으로 호투하며 시즌 7승(8패)째를 거뒀다. 올 시즌 한 경기 개인 최다 이닝이자 지난 6월 3일 문학 SK전 이후 69일 만의 승리였다.
그러나 이날 양현종의 승리 가운데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양현종은 지난 4월 24일 잠실 LG전에서 5⅓이닝 동안 삼진 3개를 곁들여 7피안타 2사사구 2실점(2자책)으로 막고 시즌 첫 승을 거뒀다. 두 경기 모두 간베 전 코치가 한국을 다녀간 뒤 나온 승리라는 점이다.

2008년 KIA 투수 코치로 합류해 2009년 'V10' 우승에 기여한 간베 전 코치는 지난 4월 22일 입국해 곧바로 KIA 선수진에 합류해 10여일 동안 한국에 머물렀다. 당시 간베 코치가 오기 전 양현종은 4경기에서 9⅓이닝 동안 사사구가 무려 15개나 되면서 승리없이 2패만을 기록했다.
4월 OSEN과 만난 간베 코치는 "양현종을 비롯한 몇몇 투수들을 보기 위해 한국에 들렀다"고 말하면서 "특히 양현종은 나랑 같이 있으면서 좋았던 밸런스랑 차이가 난다. 상체와 하체 밸런스 문제다. 볼은 손 끝으로 던지지만 사실은 하체 밸런스로 던지는 것이다. 밸런스 잡는 연습을 했다"고 설명했다.
간베 코치가 온 뒤 양현종은 거침없는 4연승 행진을 달렸다. 4승을 거두는 동안 24⅔이닝을 던져 사사구가 6개 밖에 되지 않았다. 우연으로 보기엔 너무나 달라진 양현종의 성적표였다.
그러나 양현종은 또 다시 문제가 생겼다. 5월 19일 LG전에서 사사구를 5개나 내준 데 이어 25일 넥센전에서는 사사구가 무려 6개를 허용했다. 6월 16일 한화전에서는 사사구가 무려 7개나 됐다. KIA는 두 달 가까이 양현종의 승리가 없자 또 다시 간베 전 코치를 한국에 초청했다.
지난 8월초 입국해 일주일 정도 양현종과 함께한 간베 코치는 또 다시 밸런스 잡기 훈련에 주력했다. 더불어 양현종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줬다.
그 덕분이었을까. 양현종은 지난 6일 문학 SK전에서 6이닝 7피안타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지만 사사구는 2개에 그쳤다. 마침내 11일 경기에서는 7⅓이닝 동안 직구 최고 구속이 149km까지 나왔고,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효과적으로 배합하며 위기를 잘 벗어났다.
특히 양현종은 투구수 114개 가운데 직구를 70개나 구사할 정도로 자신감이 넘쳤다. 직구 비율이 높았다는 점은 그 만큼 투구 밸런스, 간베 전 코치가 강조한 상체와 하체 밸런스가 잘 맞았기에 가능했다.
경기 후 양현종은 "무조건 팀이 승리하는데 기여하고 싶었다. 올해 내가 나가는 경기 때마다 지는 징크스가 있었다"고 말했다. 승리는 거뒀지만 여전히 예년에 비해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그러나 이날 투구 내용만 놓고 보면 간베 전 코치 효과로 심리적 안정을 찾은 만큼 다음 선발 등판에서도 호투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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