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었던 그의 거포 본능이 되살아났다. 삼성 라이온즈 강타자 최형우(28, 외야수)가 30일 만에 대포를 가동하며 홈런왕 경쟁에 시동을 걸었다. 최형우는 12일 대구 KIA전에서 데뷔 2번째 연타석 아치를 터트리며 홈런 1위 이대호(롯데)를 1개차로 압박했다. 무엇보다 'KS 파트너' KIA의 에이스 윤석민을 상대로 터트린 홈런이기에 그 기쁨은 배가 될 듯.
지난달 3할대 맹타(.361)를 휘두른 최형우는 이달 8경기를 통해 2할8리로 부진의 늪에 빠졌다. 그는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 이후 타격 밸런스가 무너졌다고 한다. 최형우는 "타격할때 오른쪽 어깨가 먼저 열려 몸쪽 공을 때리면 모두 파울이 되고 바깥쪽은 땅볼이 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래도 그는 "나도 안치용(SK 외야수) 선배처럼 몰아칠지 모르는 일"이라고 묘한 표정을 지었다.
극심한 침묵에 빠졌던 그는 예비 한국시리즈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12일 경기에 4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최형우는 2회 선두 타자로 나서 KIA 선발 윤석민의 5구째 체인지업(126km)을 걷어 중월 솔로 아치(125m)로 연결시켰다. 지긋지긋한 아홉수에서 벗어난 그가 3년 연속 20홈런의 주인공에 등극하는 순간이었다.

그의 대포는 멈추지 않았다. 1-2로 뒤진 4회에도 윤석민의 3구째 직구(145km)를 받아쳐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솔로 아치를 쏘아 올려 데뷔 2번째 연타석 아치를 가동했다. "20홈런부터 달성한 뒤 홈런왕에 대해 언급하겠다"던 최형우는 이날 대포 2개를 가동하며 사자 군단의 선두 질주를 견인하고 생애 첫 홈런왕까지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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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구,지형준기자/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