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첵이 분홍색 목걸이를 하는 이유는?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8.13 09: 55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투수 크리스 부첵(33)이 '게이'가 아니냐는 오해를 받았다.
부첵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3루측 덕아웃에 앉아 있었다. 야구 선수들이 하는 스포츠 목걸이를 한 부첵. 그런데 문제는 색깔이었다.
보통 미국에서 남자들이 분홍색 옷을 입거나, 또는 분홍색 핸드폰 커버, 분홍색 신발, 분홍색 양말을 신으면 게이라고 오해를 받는다. 부첵은 분홍색 줄에 가운데는 리본 모양의 메이저리그 로고가 박힌 목걸이를 하고 있어 오해의 소지가 생겼다.

그러나 부첵이 분홍색 목걸이를 하게 된 사연이 있었다. "난 게이가 아닌데요"라며 웃음을 지은 부첵은 "이 목걸이는 유방암 캠페인 목걸이에요. 어머니께서 지난해 유방암에 걸리셨는데 그래서 지난 2월 스프링캠프 때부터 이 목걸이를 착용하고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부첵 어머니인 팻 부첵(62)은 현재 미국 인디애나에 살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갑작스럽게 유방암 판정을 받았다. "수술은 받았냐"는 질문에 부첵은 "종양이 가슴 뿐 아니라 다른 곳에도 퍼져 수술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매일 약을 복용하면서 종양이 작아지게 하고 있으시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로 LA 애인절스에 지명된 부첵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탬파베이 레이스 유니폼을 입고 통산 3승7패 평균자책점 6.04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에서도 잠시 뛰었다.
그러나 그의 가족은 혹시나 부첵이 야구를 하는데 지장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시즌이 다 끝날 때까지 알리지 않았다. 그리고는 부첵은 미국으로 복귀해 애틀랜타에서 만났을 때 어머니의 유방암 소식을 처음 들었다.
부첵은 1년 가까이 치료를 받고 있는 어머니를 생각하며 "부모님께 자주 연락을 드린다. 아프셔서 한국에도 오시지 못하신다"며 아쉬운 마음을 표현했다.
지난 7월 브라이언 코리를 대신해 롯데 유니폼을 입고 4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점 4.58을 기록 중인 부첵. "어머니는 나의 전부다. 비록 멀리 떨어져 있지만 내 유니폼 안 가슴 속에는 항상 어머니가 있다. 내가 마운드에서 공을 잘 던졌을 때나, 못 던졌을 때나 다르지 않다. 어머니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사랑합니다"라는 인사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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