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노력'이 만든 오승환의 '진짜 대기록'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8.13 07: 26

투수 분업화 시대 가장 특화된 투수가 또 하나의 금자탑을 세웠다. '끝판대장' 오승환(29. 삼성 라이온즈)이 역대 최연소(29세 28일) 및 최소 경기(334경기) 200세이브로 자신의 명성을 또 한 번 드높였다.
 
오승환은 12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6-3으로 앞선 8회 2사 후 마운드에 올라 1⅓이닝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원천 봉쇄하며 대기록을 수립했다. 이로써 오승환은 1999년 김용수(전 LG), 2007년 구대성(전 한화)에 이어 역대 3번째 200세이브의 주인공이 되었다. 또한 구대성의 최연소(37세11개월12일), 최소경기(432경기) 기록까지 갈아 치웠다.

 
리그 수준이 아닌 경기수를 감안한 오승환의 200세이브 달성 기록은 미국과 일본과 비교해봐도 대단하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조너선 파펠본(보스턴)이 지난 6월 8일(한국시간) 359경기 출장 만에 200세이브를 기록했으며 일본 리그는 '대마신' 사사키 가즈히로(전 요코하마)가 지난 1998년 9월 4일 370경기 만에 200세이브 기록을 올렸다.
 
경기고-단국대를 거쳐 2005년 삼성에 2차 1순위로 입단한 오승환은 첫 해 10승 1패 16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1.18의 성적으로 독보적인 신인왕이 되었다. 홀드 기록이 2000년부터 인정된 뒤 농구 용어였던 '트리플 더블'을 야구계까지 이식한 유일무이한 투수가 바로 오승환.
 
오승환의 체구는 178cm 92kg로 야구 선수 치고는 키가 작은 편. 그러나 그의 상체근육은 실제로 보면 보디빌더 못지 않다. 선발로 뛰는 투수들이 경기 당 많은 투구로 발산하는 칼로리가 많은 만큼 어느 정도 체지방량을 축적하고 있지만 오승환은 다른 투수들에 비해 체지방량이 극히 적다. 엄청난 운동량과 함께 선발이 아닌 계투로 특화된 투수임을 알려주는 단면이다.
 
특히 훈련량에 관련한 그의 비화는 오승환이 얼마나 성실한 투수인지 알려준다. 2002년 한일 월드컵으로 온 국민이 축제 분위기에 들떠있을 때도 당시 팔꿈치 수술을 받았던 그는 묵묵히 재활에 열중했다. 곳곳에 인파가 끝없이 쏟아질 때도 그저 '무슨 일 있나보다'라는 식으로 무덤덤하게 재활 센터로 향한 오승환의 일화는 야구계에 잘 알려져있다.
 
비시즌 오승환의 재활을 돕는 한경진 전 WBC 대표팀 트레이너(헤렌 스포츠클리닉 원장)의 증언은 오승환의 성실함을 알려준다. 한 원장은 오승환에 대해 "저렇게 성실한 선수가 없다. 자신의 재활에 필요한 것이라면 모든 훈련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는 투수다. 성실함이라면 역대 최고"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양한 변화구가 아닌 엄청난 위력의 볼 끝으로 타자를 압도하는 투수가 바로 오승환. 파워피처=마무리라는 공식을 제대로 보여주는 오승환은 단순히 구속만 빠른 것이 아니라 최적화된 투구 밸런스와 알맞은 릴리스포인트로 최고의 위력을 발산한다. 특히 올 시즌은 42경기 만에 35세이브를 올릴 정도로 가장 기복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단순한 결과만이 아닌 과정마저 완벽하다.
 
선천적인 재능 만으로 성공했다면 오승환의 기록은 감동을 불러일으키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오승환은 고교 졸업 당시 미지명 선수에서 엄청난 노력 끝에 독보적인 위치를 만든 '대투수'로 우뚝 섰다. 월드컵 4강 기적에도 한 눈 팔지 않고 부상 여파를 이겨내기 위해 자신을 혹독하게 담금질한 노력이 있기에 오승환의 200세이브 기록은 더욱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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