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야 발등은 괜찮냐?", "네 괜찮습니다".
지난 12일 대전구장. 한화와 원정 경기가 우천 연기되기 전 두산 감광수 감독대행은 걱정스런 표정으로 김현수(23)를 바라봤다. 김현수는 최근 왼 발등 통증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는 등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하지만 김현수는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으로 김 대행을 안심시켰다. 그런 김현수를 바라보며 김 대행도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 대행은 "선수는 부상을 잘 이겨내야 한다. 지금 현수의 왼 발등은 피로 누적된 상태다. 큰 부상은 아니기 때문에 엔트리에서 빼기는 그렇다"며 "현수는 선수로서 경기에 나가야 한다는 의무가 강하다. 펜스에 세게 부딪치고서도 아무렇지 않게 뛴다. 각 팀마다 진짜로 아픈 선수가 맞는지 의심스러운 선수들이 하나씩 있는데 우리팀에서는 현수가 바로 그렇다"고 칭찬했다.

지난 10일 왼 발등 통증으로 CT 촬영과 X-레이를 찍은 김현수는 진단 결과 뼈에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김현수는 이날 잠실 SK전에서도 대타로 출장했고, 11일 SK전에서는 선발 라인업에 복귀했다. 12일 대전 한화전도 우천 연기됐지만 3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상태. 그는 "뼈에만 이상 없으면 상관 없다. 이 정도 통증은 다들 참고 뛴다"며 웃어보였다.
김현수는 올해 팀의 89경기 중 2경기를 빠졌다. 4월5일 목동 넥센전, 6월1일 문학 SK전에서 각각 왼쪽 대퇴부 타박상, 등 근육통으로 결장했지만 다음 경기에 곧장 선발 복귀했다. 지난 2008~2009년 126·133전경기에 출장한 김현수는 지난해에도 133경기 중 1경기만 빠졌다. 튼튼한 몸을 타고났지만 웬만한 부상이 아니고서는 무조건 경기에 뛰어야 한다는 선수로서 의무와 사명감이 크다.
두산은 지금 6위다. 4위 롯데와는 6.5경기차가 난다. 하지만 경기는 가장 많이 남아있다. 김현수는 지난 12일 떨어지는 비를 바라보며 "두산은 어떻게든 가을에 야구를 하겠네"라며 웃었다. 그래도 포기는 없다. 그는 "아직 가능성이 남아있고,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남은 시즌에도 동료들과 함께 분발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현수의 다짐에서 두산의 남은 시즌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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