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이 걱정이야".
한화는 리빌딩하고 있는 팀이다. 지난 2년 연속 최하위로 수모를 겪었지만 올해는 40승53패1무로 7위에 올라있다. 지난해 49승에 그친 것을 떠올리면 괄목상대. 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을 딛고 팀을 재정비하는데 성공했다. 아직 포기하지 않았지만 한때는 4강 싸움에 대한 희망도 높였다. 그러나 한대화 감독은 당장 올해뿐만 아니라 내후년에 대한 걱정도 많다.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가장 시급한 포지션은 포수. 한화의 주전 포수는 주장 신경현이다. 그러나 그도 1975년생으로 우리나이로는 서른일곱이다. 조금씩 포스트 신경현을 신경써야 할 시점이다. 이희근 박노민 나성용 등이 후보에 올라있다. 한 감독은 "그러나 아직 신경현을 제칠만한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고 근심을 드러냈다. 이희근 박노민 나성용 모두 20대 젊은 포수들이지만 기량과 병역 문제가 남아있다. 당장 주전으로 뛰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

한 감독은 "박노민은 어깨가 좋은데 블로킹이 늦고 몸이 딱딱하다. 신인 나성용은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타격은 괜찮지만 어깨가 좋지 못하다. 공수를 놓고 보면 이희근이 괜찮은데 올 시즌 마치고 군대에 가야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이희근의 군대를 미루려면 내년까지는 미룰 수 있다. 하지만 나성용도 병역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중을 생각하면 이희근이 먼저 가는 게 낫다. 잘못하다 둘 다 군대에 있을 수도 있지 않겠나"라며 군입대 시기까지 고려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한화의 오래된 고민은 포수다. 2004년부터 신경현이 주전 마스크를 쓰고 8년째 활약하고 있지만 그를 제칠 만한 포수가 나오지 않았다. 한 감독은 "그래서 신경현만 좋아하지 않겠나"라고 씁쓸하게 웃었다. 경쟁 체제가 구축되어야 전체적으로 팀이 강해질 수 있지만 아직 그런 구도를 갖추기에는 많이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포수는 쉽게 키울 수 있는 포지션이 아니다. 박노민에 대해 한 감독은 "대학 가서 경기를 많이 뛰고 경험을 쌓으면 더 좋았을텐테…"라며 안타까운 마음도 내비쳤다.
한 감독의 미래 고민은 1번타자로도 옮겨졌다. 한화의 1번타자는 강동우. 올해 94경기에서 타율 2할6푼7리 11홈런 40타점으로 결정적인 순간마다 제 몫을 하고 있지만 그도 1974년생으로 우리나이 서른여덟. 한 감독은 "강동우 이후 1번타자를 맡을 만한 선수도 마땅치 않다"고 고개를 저었다. 강동우는 올해 도루를 10개 기록했지만 도루자도 10개나 된다. 한감독이 원하는 1번타자 감은 빠른발을 갖추고 센스있는 선수. 다른 팀 선수들에게 관심을 가졌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거나 한 발 뒤처졌다.
한 감독은 "김용호 강경학 같은 신인 선수들도 조금 기대했다. 이럴 때 한 번 올리면 되는데 지금 부상으로 2군에서도 뛰지 못하고 있다"며 근심 어린 표정을 지었다. 지금 당장 성적만큼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한 감독. 미래의 강한 한화를 만들기 위한 큰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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